영화 창수는 남의 징역살이를 대신 해주며 살아가는 창수(임창정)의 삶을 그린 영화다.
창수는 추락할 곳이 없는 밑바닥 인생에서 사람답게 살고 싶지만, 주변 환경 탓에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영화는 남의 징역을 대신 살아주고 거나하게 술 한잔 걸친 창수는 남녀의 싸움을 목격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여자와의 인연이 그토록 엄청난 결말을 갖게 될지 창수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티격태격하다 주먹을 쓴 남자를 창수는 말리려하지만 이내 제압당한다. 그렇게 남녀의 싸움은 커져갔고, 남자는 여자를 내팽겨친 채 가버린다. 창수는 오갈데 없는 미연(손은서)을 집으로 데려간다. 그렇게 밤이 깊었지만, 자신에게 손대지 않는 창수에게 호감을 느낀 미연은 그집에서 며칠을 지내게 된다.
이 시간 만으로도 창수는 미연에게 사랑을 느꼈고, 평소 해보지 않았던 선물까지 준비한다. 선물을 준비하면서 보여주는 창수의 모습은 마치 고등학생이 첫 연애를 시작하며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다. 징역살이를 대신해주면서 살아가지만, 이 순간만큼은 사랑에 빠진 천진난만한 표정을 갖고 있다.
그러던 중 씬 초반 미연과 다투던 도석(안내상)이 찾아오면서 영화는 급전개가 된다. 이부분에서 영화를 보는 관람객은 이후에 이어질 복선구조를 알아차렸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과하지 않은 코믹연기를 펼치는 임창정의 활약은 영화를 더 보고싶게 만든다.
영화 창수의 포인트는 둘의 스킨십이 입맞춤 말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함께 밥을 먹고, 누워 잠을 자지만 창수는 절대 미연의 몸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럼에도 창수는 미연과의 관계에 행복감을 느끼고, 주변에 자랑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남자에게 얼마나 치명적으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킨십 없이도 사랑할 수 있고, 현재도 많은 남성들이 예전의 순수한 모습을 떠올리며 현재의 쾌락에만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마지막 부분은 왜 창수란 이름으로 불리는지 알게된다. 슬플 창(愴) 목숨 수(壽)다. 슬픈 목숨이란 뜻이다.
밑바닥 인생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그 어느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청년 창수의 이야기가 보고싶다면, 진짜 사랑의 감정을 잊은 사람이라면 영화 창수를 추천한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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