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내레이션 기사 내용은 분명히 500여명이 참석했다는데 이상하다.
자치단체가 축제 행사 때 수십만이 다녀갔다고 '뻥튀기'하듯이 주최측은 많은 사람이 왔다고 해야 행사가 더 빛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대전 방문에 맞춰 초·중·고생들이 강제로 동원되던 시절이었다.
이때 학생임무는 대통령이 지날 때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며 반기는 일이었다.
지금은 둔산 신도시로 개발됐지만 당시 일대는 공군비행장이 있어 대전을 찾은 대통령은 헬기를 이용, 전용차를 타고 이동했다.
기자의 리포트가 시작된다.
"지금 대전 갈마동 양쪽 도로에는 새벽(?)부터 나온 수가 십만 명의 대전시민들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TV 화면에는 일반시민은 거의 없고 초등학생과 중학생뿐!
사실 과장을 넘어 거의 '뻥'수준이다. 갈마동 도로변 좁은 인도에 새벽부터 수십만 명의 인파가 어떻게 모여들 수 있는지 말도 안 된다.
페르미 측정법(특정 시점의 참여인원을 계산해 대략적인 윤곽을 추정해 측정)도 맞지 않는다고 하는 요즘, 기자 맘대로 수천 명쯤은 늘리거나 줄인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 대통령 후보 합동유세가 있던 시절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연설이 끝나면 약속이나 한 듯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경쟁 후보가 연설할 때 지지자들이 없는 것처럼 TV 화면에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웬걸?
"여러분 TV 촬영합니다. 한 곳으로 모두 모이세요!"
'풀 샷'에 '클로즈업', '팬' 등 온갖 기법으로 촬영하니 인산인해다.
'뻥튀기' 기사에 화면 영상도 '뻥!'.
'뻥튀기'여 이젠 안녕!
그래도 장날에 들리는 '뻥튀기 소리'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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