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벤처기업 '리베스트', 배터리로 세상을 바꾸다

  • 경제/과학
  • 기업/CEO

대전 벤처기업 '리베스트', 배터리로 세상을 바꾸다

구부러지는 리플레스 배터리로 스마트워치 세상 바꾸기 도전
임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새로운 시대 열기 위해 노력 분주

  • 승인 2017-11-12 10:56
  • 신문게재 2017-11-13 12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리베스트_배터리-02
리베스트_인물사진-01
김주성 리베스트 대표
대전에서 출발한 ㈜리베스트(LiBEST)는 배터리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딱딱한 배터리가 아니다. 손목에서도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플렉서블 배터리다. 스마트워치의 시곗줄에 들어갈 만큼 폭이 좁고, 자유자재로 휠 수 있으며, 성능이 뛰어나다. 학창시절 배터리 연구에만 몰두해 '배터리 덕후'라 불리던 카이스트 학생에서 기업의 대표로 거듭난 리베스트 김주성(32)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배터리 덕후=김주성 리베스트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학위 때, 동기들로부터 '배터리 덕후'로 불렸다. 김 대표는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만하면서도,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큰 국제적으로 저명한 많은 논문을 게재했고, 카이스트 창의도전상 창의 부문, 카이스트 EEWS 사업기획경진대회 최우수상 그리고 한국공학한림원 차세대공학리더상 우수상을 받을 만큼 배터리 분야에서 자타공인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그는 학위과정 중 배터리에 푹 빠져 배터리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세상을 이롭게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젊은연구자였다. 실험실에 박혀 실험만 하던 그는 어느 날, 세계적 기업가인 일런 머스크, 손 마사요시, 마 윈의 이야기를 접하고, 연구자인 자신과 비교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연구자가 휘두르는 스윙이 나무젓가락으로 탁구공을 치는 작은 스윙이라면, 기업가의 스윙은 나무배트로 야구공을 치는 큰 스윙이라는 느낌"이라고 말이다. 김 대표는 나무배트로는 확률은 낮지만 홈런의 가능성이 있다고 굳게 믿었다. 기업가는 일반인이 진보된 기술을 값싸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상용화해 세상을 이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자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섬유로 배터리를 만들었던 논문을 기반으로 회사를 설립해 보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 대부분이 말렸다. 하지만 김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이유를 자신이 만들어낸 기술이 세상에 의미 있게 사용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싶었다.

리베스트_인물사진-05
리베스트 임직원들
▲열정으로부터=김 대표는 카이스트 박사과정을 밟던 지난해 말, 학생 신분으로 리베스트 법인을 설립했다. 그렇게 올해 1월 카이스트 창업보육센터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연구자로서 연구를 잘 수행해왔기에 기업가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있었다. 1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김 대표는 제조업에서 1억 원이란 돈이 그렇게 빠르게 소모될 줄은 몰랐다고 회상했다. 31살의 젊은 나이의 그에게 그 자본금은 적지 않게 느껴졌다. 유학을 가기위해 3년간 차곡차곡 준비한 돈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지만, 자본금은 금세 바닥이 났다.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여러 연구원과 함께 핑크빛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막대한 연구비에 통장은 점점 바닥을 드러냈고, 1억 원은 김 대표의 생각과 달리 제조업 기반의 테크 스타트업을 꾸려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리베스트는 기술보증기금의 벤처기업요건을 충족했고, 심사를 통과해 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한 숨 돌렸지만, 회사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리베스트 식구들은 스스로 감봉을 제안했다. 어쩔 수 없이 월급을 대폭 삭감해 생활이 전보다 불편해졌지만, 연구원 모두 인내하며, 묵묵히 맡은바 최선을 다했다. 힘든 시기에 리베스트 임직원은 피땀 흘려 연구에 매진했다. 또 오직 기술력만으로 연구비를 지원받으러 다녔다. 이에 올 6월 KEPCO에서 주관하는 K-에너지스타트업에 김광석 책임 연구원이 주도한 개인용 공유 이동수단을 위한 급속충전 배터리 아이디어가 선정돼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고 전국을 누비며 리베스트의 기술력을 알리고자 노력했고, 그로부터 한 달 뒤인 7월엔 Hyper-growth Investor인 벤처캐피털 FuturePlay로부터 3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하게 된다.



리베스트_배터리-05
▲남다른 기술력=리베스트의 기술은 앞으로 다가올 웨어러블 시대와 공유형 단거리 개인용 교통수단 시대를 위한 기반 기술인 특수한 배터리를 제공한다. 리플렉스(LiFlex)라고 이름 지은,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고 에너지 밀도, 전 구간 플렉서블 리튬 이온 배터리가 그중 하나다. 단어 그대로 배터리 전체가 자유롭게 구부러지는 특성이 있어 인체의 굴곡 면을 따라 손쉽게 변형이 가능함과 동시에 에너지 밀도가 높다. 이는 하진홍 책임 연구원이 주도하여 개발했고, 이길주 선임이 주도하여 IP나래 및 국제 지재권 분쟁예방 사업을 통해 리플렉스만의 독창적인 핵심특허를 다량 출원 및 등록 받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됐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루고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의 디자인과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킬만한 배터리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시장에 적합한 배터리가 바로 리베스트의 리플렉스다. 리플렉스는 손으로도 쉽고,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다 보니 스마트워치와 헬스 밴드 등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의 얇은 카드형 플렉서블 배터리보다 용량도 크다. 기존의 딱딱하고 네모난 배터리를 사용한 웨어러블 기기가 디자인에 한계를 보였다면, 리플렉스를 사용하면 기존 제품의 디자인 한계를 허묾과 동시에 카드형 플렉서블 배터리로는 부팅조차 불가능 했던 스마트워치를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나아가 리플렉스는 충전, 방전하면서 동시에 굽힐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고, 안전하며, 굽힘 신뢰성과 내구성도 뛰어나다. 스마트워치 기준으로 하루에 7~8번 착용한다고 가정할 때, 2년 이상 배터리 성능의 문제 없이 안정적인 용량을 구현한다.

여기에 최근 마하 플로우(Mach Flow)라고 이름 지은, 충전이 기존에 2~3시간 정도 걸리던 전기 자전거용 배터리를 15분 만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 배터리를 개발했다. 한 번 충전에 대도시 내의 버스정류장 기준 15~25 정거장 정도의 거리인 10~15km정도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이 길어 설치 후 3~5년간 별도의 배터리 관리가 필요 없고, 배터리의 사용 온도 범위도 넓어 대한민국 어디서든 여름과 겨울에도 끄떡없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가령 대전의 공공 자전거인 '타슈'에 이런 기술이 접목된다면, 노인층이나 더운 여름날 화장한 직장 여성이라도 적은 힘으로 손쉽게 버스나 택시 대신해 가까운 거리를 스스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김주성 대표는 "리베스트의 기술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래에 작게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며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연구자 후배들에게 기업가가 매력 있는 길이라고 동기부여 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1.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