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헌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문화자치 연속포럼-지역의 입장에서, 자치의 관점으로 문화를 말한다(수도·충천권)'에서 "문화 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최·주관한 이날 포럼은 정부가 추진 중인 새 문화정책 비전 구상을 위해 마련됐다. 자치분권 시대 도래와 함께 문화 자치가 동반돼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포럼에는 대전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충남의 문화연구위원과 문화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한 연구위원은 '여전히 머나먼 길, 대전의 문화 자치'라는 주제 발표에서 "합리적 재정 분배와 문예진흥기금 확충이 수반돼야 하고 지자체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의 역할도 강조했다. 한 연구위원은 "문화 자치를 위해선 지자체가 국가기관 유치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문화예술 관련 사업에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야 전국 단위 문화 분권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 가진 우수한 과학 인프라를 활용한 과학문화도시로서의 문화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연구위원은 "과학문화를 놓고 도시 간 경쟁이 심화 되고 있는데 대전은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가진 만큼 이걸 어떻게 살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지역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사이언스페스티벌이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선 기획 단계부터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보성 대전문화재단 문화기획실장은 문화예술 정책 사업의 민간 감시기구 필요성과 문화재단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광역 단위 문화예술 사업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단체나 기구가 없어 행정 권한이 과잉되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민간 감시 기구가 두고 투명하고 시민 중심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대전문화재단은 별도의 출연기관이지만 시 사업소라는 인식과 차이가 없다"며 "분권 시대에 맞는 인식 체계 전환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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