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 (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방송 기자나 아나운서의 생방송 스트레스는 초보 때 떨리는 것만 제외하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녹화나 녹음 방송은 진행 중 문제가 생기면 '컷!' 하고 다시할 수 있지만 생방송은 이미 뱉은(?)말은 복구 불능이다. 그래서 초짜(?)에게는 생방송을 맡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에 이어지는 프로그램과 광고시간을 염두에 두고, 분(分)·초(秒)까지 계산하면서 방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방송은 돌발 상황도 수시로 발생한다. 비가 내리거나 감기 환자들이 늘고있다는 내용의 내레이션이 되고 있는데, 화면 영상은 엉뚱하게 맑은 하늘과 학교 수업장면을 비추는 식이다.
이럴때는 즉흥적인 애드리브(ad lib)가 필수다.
"방송에 차질을 빚은 점, 시청자 여러분의 넓으신 양해바랍니다."
그러나, 방송 시 원고보기에 급급, 화면을 보지 못하면 사과 멘트도 못하고 방송을 끝내기도 한다.
그러면 시청자들은 "저거 방송사고 아냐? 왜 아무 말도 없어?"하면서 "에이! "하며 채널을 돌린다.
20여년 전!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고 마침 생방송 도중 뉴스 원고에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는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할 것을 애드리브 한답시고 미소까지 머금으면서 "아! 지금 기상청 예보대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네요!"
방송을 끝내고 뉴스룸을 나오니 선배 왈 "박 앵커 원고에도 없는 내용이고 해만 떴는데 뭐여!!!"
알고보니 지금의 유성구 도룡동 사옥 이전을 앞두고 방치했던 뉴스룸 천장이 새는 바람에 물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지금 방송한다면 "비가 국지성으로 내리네요"하면서 애드리브로 모면하지 않을까? 옛날 시청자 님, 죄송합니다. 꾸벅!
박붕준 (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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