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활동가였기 때문이다.
금 원장의 전문이 평생교육보다 지방자치인 것도 한 이유로 꼽혔다.
이런 배경을 지닌 금 원장이 제도권에 들어서자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변화 예상 등에 내부 구성원과 적잖은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그러나 시는 "평생교육진흥원의 기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진단과 역동적이고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평소 평생교육에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어 평생교육진흥정책의 콘트롤 타워로서 중추적인 소임을 수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금 원장은 "시민께서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온 저를 바라보시면서 시 반대지점에서 얘기하는 강한 이미지로만 보실 수도 있지만, 한 발 더 앞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게 시민단체의 역할"이라고 진단한 뒤 "진흥원에 온 뒤에 한 직원으로부터 발걸음은 신중하고 발언은 무겁게 하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이는 귀 닫고 신중하게 소신 행보를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시민단체에서 가진 열정과 패기를 진흥원에 실으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취임 한 달여 금 원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는 우호적이다. 그가 앞으로 그려나갈 평생교육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취임한 지 한 달여 정신없이 바쁘셨을 것 같다.
▲추석 연휴 10일 정도를 제외하면 출근한 지 한 달 정도 된다. 하루하루 바쁜 일정으로 제 개인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 학습자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원장 취임 직후에 어떤 분이 원장이 즐겁지 아니한데 어떻게 직원들과 학습자들이 즐거울 수 있겠느냐고 하신 데 따른 결과다. 때문에 저 자신도 놀라울 만큼 즐겁게 일하고 있고, 평생교육의 전도사가 되어가고 있다.
- 진흥원장 공모에 응하신 이유가 궁금하다.
▲지방자치시대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진흥원장에 공모했다. 헌법에는 국가가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듯이 평생교육은 선택받은 소수만이 누리는 권리가 아니라 시민 누구나 혜택을 받는 천부적 권리다. 이런 맥락에서 임기 중에 대전이 평생교육 선도도시가 될 수 있게 저의 모든 역량을 바칠 계획이다. 일련의 과업을 수행하는데 저의 공공기관 및 평생교육 관련 업무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3년여간 시민운동과 연구자 과정을 통해 조직, 인사, 정책의 중요성 및 갈등 관리의 경험이 풍부해졌다. 다양한 공공기관 및 사회참여를 통해 현안 및 조직관리에 대한 이해력도 높다고 자부한다. 특히, 풍부한 인적네트워크는 관계 기관과 기업, 단체 등과의 평생교육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인 기능 역할이 가능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취임하기 전부터 평생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다.
▲평생교육진흥 정책과 관련해 대내외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평생교육에 대한 시민의 참여 욕구와 기대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방분권 정책도 자치권과 지방의 자치역량 중심으로 추진되듯이 평생교육도 평생교육 자치역량을 스스로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대전평생교육도 진흥원의 주도가 아닌 시민참여 기회제공과 시민이 함께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 앞으로 어떤 사업을 역점을 두어 추진할 계획이신지요.
▲전체적인 방향은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교육 환경을 구축하려고 한다. 대전시민 누구나 평생교육을 접할 수 있게 시민대학과 배달강좌제, 대전학 등 평생교육 지원 체계를 확고히 하고, 동시에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교육청과 자치구, 주민센터, 기업, 민간단체 등과 거버넌스 형 평생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해 평생교육과 관계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하겠다. 대전 곳곳을 진흥원의 캠퍼스로 만들어 대전이 평생교육의 선도도시이자 최고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또 시민단체 출신이고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민주시민 역량 강화 교육도 추진하고 싶다. 외풍에 취약한 구조도 개선할 것이다. 생긴 지 6년이 된 기관이지만 불안정하다. 원장으로서 외풍을 막아주는 것이 의무 아니겠나. 오자마자 시청에도 얘기했다. 이 일환에서 무기 계약직 13명을 11월 중에 일반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역량이 있는 직원을 처음부터 뽑는 게 아닌 직급별로 뽑게 돼 있던 구조를 임시 이사회를 통해 바꿨다.
- 진흥원 프로그램 가운데 대전학이 눈길을 끈다.
▲대전학은 의미가 있다. 다양한 지역 출신이 모인 곳이 대전이고, 이런 대전을 좀 더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려면 지역의 정체성 발굴이 중요하다. 다만 진흥원 밖에서 봤을 때 한가지 불만도 있었다. 역사와 전통만 강조되는 학문 위주 프로그램이라면 20·30대를 끌어오기 어렵다. 찾아가는 탐방학에 대한 호응이 정말 좋은데, 시민이 몰랐던 이야기로 대전을 쉽게 이해하게 하는 수단이다. 이를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 이를테면 과학도시에 걸맞은 특화 프로그램의 발굴과 더불어 지역 대학의 인프라와 연계할 방안을 찾아 지역공동체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는 모멘텀이 되게 발전시켜가겠다.
- 대전시민 및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지방자치가 성공하려면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한다. 못한다고 야유만 보내고, 조금 잘한다고 박수 보내는 정도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평생교육도 마찬가지다. 평생교육에 시민과 중도일보 독자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못하면 구박도 주셔야 성공할 수 있다.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 정리=강우성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 금홍섭은 누구.
출생지 : 경북 안동, 생년월일 : 1968년 2월 29일
학력: 경북 경일고, 한남대 학사·행정학 박사
경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정책위원장, 혁신자치포럼 운영위원장, 대전시교육청 시민감사관, 공주의료원 이사, 대전세종상생포럼 공동대표, 한남대 행정학과 겸임교수, (사)대전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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