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초읽기 들어가…대출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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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초읽기 들어가…대출 관리 필요

한은, 11월 기준금리 인상 시사…시중은행 이미 금리 오름세
빚 부담가 커져…기존 대출자들 관리 필요.

  • 승인 2017-11-05 11:29
  • 신문게재 2017-11-06 12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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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관련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은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에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가계는 금리 인상에 대비한 대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지난달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금융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 돼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6년 만에 기준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금리 역전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도 예견된 수순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미국이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피해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12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이 예상대로 연말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올해 3번째가 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10년 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10년 4개월만이며 2008년 가을 일어난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해지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금통위 회의 일주일 후 한은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이는 7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0%에 그쳐도 올해 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인 3%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은이 금리 인상 조건으로 얘기했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만든 것. 다만 이같은 성장률은 반도체 수출의 호황과 새정부 출범 영향이 크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 의사를 밝히면서 금리역전 현상이 나올 수 있어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 다만, 아직 내수 회복이 뚜렷하지 않아 금리 인상 기조가 쭉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5%를 넘어섰고,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가계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탔다. 은행권에 따르면 5년간 금리를 고정하고 이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는 최근 한 달 새 0.313∼0.44%포인트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것은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1.52%로 지난해 12월(1.56%)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달에 국민은행 3.09%, 신한은행 4.13%, KEB하나은행 4.53%, 우리은행 3.88%로 지난 9월에 비해 0.2%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가계대출 금리 오름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공산이 크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이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그동안 저금리 시대가 종말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지고, 기존 빚을 갚는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2007년 1분기 612조원이었던 가계부채는 올해 2분기 기준 1388조원으로 10년 새 두 배 넘게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금리는 최대 3%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금리가 오르면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한계가구가 150만 가구,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고위험가구가 31만 가구를 넘어선 상황으로 대출 부실이 속출할 수 있다.

특히 금리 상승은 부동산 시장에 큰 여파를 줄 건망이다.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주택을 사기 위해 금융권에 빌린 빚인 만큼 채무자가 불어난 이자에 대출 상환이 어려워 주택을 팔기 시작하면 부동산 시장이 갑작스럽게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2011년 6월 만에 올라가는 것으로 역대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올라간다는 신호"라며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이자 부담, 부동산 침체 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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