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의 발달로 전국의 은행 점포들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의 점포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들까지 세종시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EB하나은행이 세종시 소담동에 세종지점을 개점해 세종시 내 영업점(출장소 1개)을 5개로 늘렸다. 지난 8월 세종아름지점을 개설하는 등 하나은행은 올해에만 2개의 지점을 늘렸다.
우리은행(출장소 1개 포함) 5개의 점포를, KB국민은행(출장소 1개 포함), 신한은행(출장소 1개 포함)도 각각 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은 2개를 운영 중이다.
지방은행들도 세종시 진출에 적극적이다. 대전에 안착한 전북은행을 일찌감치 세종시에 점포 2개를 운영 중이다. DGB금융그룹 대구은행과 BNK금융그룹 부산은행은 아직 세종시에 영업점이 없으나 조만간 점포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영업이 꾸준히 늘면서 전국적으로는 점포가 줄고 있지만, 세종시는 날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은행 영업점도 증가하고 있다.
인구 유입과 도시발전 속도 때문이다. 세종시 인구는 2013년 말 12만명에서 지난해 말 21만명으로 늘어나며 2년간 73%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만명의 인구가 늘며 인구 증가율 전국 1위다.
인구 증가로 인한 신규 아파트개발·분양이 급증하면서 세종시의 주택담보대출액(주담대) 증가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주택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거래가 활발했던 게 주원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종시는 7월 말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조 3525억원으로 1년 새 23.2%(8187억원)나 늘었다. 전국의 은행 주담대 증가율이 평균 6.4%인 것을 고려하면 4배 수준이나 된다.
세종시는 올해 신규 분양 가구수가 2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주택담보대출과 예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세종시는 거주인구 50만명을 계획한 도시다. 은행고객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 "현재는 가계대출이 전체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소상공인이나 기업 대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간 경쟁도 치열하다. 2013년 말 22개였던 은행 점포수(출장소 포함)는 현재 32개까지 늘었다. 앞으로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등이 가세하면 세종시의 은행 간 영업 경쟁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일정한 파이를 두고 점포가 급격히 늘면 향후 치킨게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부가 대출규제까지 나서며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아직까지 세종시 성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가계대출에 집중돼 있다. 최근에는 정부 대출 규제 등으로 어려움이 겪고 있다"면서 "기업 유치 등 앞으로 도시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을 대비해 점포 개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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