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A시장에 나오는 한화이글스 정근우(좌), 이용규(우) 선수 모습. 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
2017타이어뱅크 KBO리그의 긴 여정은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으로 끝났다. 이제 한화 이글스를 비롯한 10개 팀은 2018시즌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곧바로 대형 이벤트가 열린다. 오는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FA(자유계약)자격 선수를 공시하는 것으로 FA시장의 문이 열린다. 이번 FA시장에는 거물급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특히 야수는 화려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황재균을 비롯해 김상수, 강민호, 최준석, 손아섭, 김주찬, 민병헌 등이 FA자격을 얻는다. 김현수(필라델피아)도 한국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투수 쪽에는 양현종을 제외하고는 대어급을 찾기 어렵다. 한화에서는 이용규, 정근우 핵심 야수를 비롯해 안영명 등이 FA자격을 얻는다.
FA는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 카드다. 하위권 팀들은 FA시장에서 적극 나설 전망이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KT는 '황재균과 계약이 끝났다'는 소문이 들 정도로 FA시장에서 적극적이다. 삼성도 최근 몇 년간 FA로 중심선수를 내주며 팀이 흔들린 만큼 내부적으로 적절한 투자가 필하다는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화는 이번 FA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한화는 내부 육성을 부르짖고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이후 최근 5년간 과감한 투자를 하며 정근우, 이용규, 배영수, 송은범, 권혁, 정우람 등을 외부에서 영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박종훈 단장과 한용덕 신임 감독은 일찌감치 외부 보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용규와 정근우도 적극적으로 잡지 않는 모습이다. 잦은 부상과 적지 않은 나이가 부담이지만, 팀 전력에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은 고민해 봐야한다.
외부에서는 이런 한화 행보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선수 육성에 앞서 일정 수준의 경기력 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는 메이저리그나 일본과 달리 자원이 풍족하지 않다. 주전 선수 한 명을 키우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팀 분위기도 중요하다.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며 상대 팀과 대등한 싸움을 펼쳐야 선수 육성 효과가 더 좋다는 의견이다.
지역 야구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실력을 갖춘 선수끼리 주전 경쟁을 펼치면 선수가 크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각 파트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이 필요하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영입도 그런 이유에서 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수 육성을 이야기하면서 무작정 FA시장에서 철수하기보다는 냉정하게 팀을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외부전력으로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10여년간 한화를 응원해 온 이민수(대전 동구 가오동·38)씨는 "지난 시즌 5위였던 KIA가 최형우를 데려오고 양현종을 잔류시키는 등 과감한 투자로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면서 "무조건 FA시장에서 철수하기보다는 팀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 있는 선수라면 적극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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