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좀벌과 애벌레가 북방수염하늘소 애벌레의 몸에 붙어 체액을 빨아먹고 있다. |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의 애벌레를 공격하는 기생벌 4종이 확인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크기 1㎜ 내외의 실 같은 소나무재선충이 소나무 조직 안으로 침투한 후 수분의 흐름을 저해해 나무를 급속하게 죽이는 병이다. 한번 감염되면 100% 말라죽는 무서운 병해충이다.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최초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은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의 어린 애벌레 시기의 천적을 조사해 4종의 유충기생벌을 새롭게 확인했다. 기생천적은 가시고치벌, 미확인 고치벌 일종, 미기록 금좀벌과 일종, 그리고 개미침벌로 모두 북방수염하늘소의 어린 애벌레(1-2령충)에 기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솔수염하늘소 애벌레에 기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던 가시고치벌은 북방수염하늘소 애벌레에도 기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매우 높은 야외기생율(최대 59%)을 보여 생물학적 방제원으로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이번 야외조사 결과, 확인된 기생천적 중에서 가시고치벌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
금좀벌과 일종은 야외기생율은 매우 낮으나, 나무에 구멍을 뚫는 딱정벌레류 해충의 애벌레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좀벌 일종은 이번 연구로 한국에 처음 알려지는 기생벌이기도 하다.
김일권 국립수목원 곤충연구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다양한 기생천적이 매개충의 애벌레를 공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가시고치벌은 소나무재선충병 애벌레를 공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가시고치벌 한 종만으로도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매개충의 밀도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조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생벌을 활용해 매개충의 성장 초기부터 개체 수를 줄이고, 다른 방제법과 더불어 사용한다면 소나무재선충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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