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대전으로 시집온 레티화(오른쪽 아래)씨 가족. |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와서 살고 있는 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어요. 한국에 오게 되었을 때에는 고향이 많이 그리웠어요. 그래서 저는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께 전화 드려 그리움을 달랬어요. 베트남의 가족들과 통화를 하고 난 뒤 한국에 계신 시부모님과 남편과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의 저는 한국말이 아직 서툴러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몰라 한마디도 못했어요. 말이 통하지 않다보니 가족들과 서로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오해도 많았어요. 열심히 노력한 만큼 한국문화에도 잘 적응하고 한국말을 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적어졌어요.
한국에 온지 6개월 쯤 되었을 때 축복과 같은 임신을 하게 되었고 남편과 행복했어요. 하지만 임신 7개월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유산을 했어요.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했던 시누이가 아이를 낳게 되었어요. 그 아이를 봤을 때 제 아이가 생각나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괴로웠어요. 그래서 시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남편과 분가하게 되었어요. 남편과 둘이서 살게 되면서 서로 위로해주고 감싸준 덕분에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한국생활에 많이 적응했어요. 아직도 힘들지만 자상하신 시부모님들이 계서서 좋고, 믿음직한 남편이 있어서 행복해요. 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 세상에서의 만남들이 참 신기하고 모든 것들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레티화 명예기자(베트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