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안전한 댐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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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안전한 댐을 위한 노력

박정수 K-water 수자원관리처장

  • 승인 2017-10-30 09:37
  • 수정 2017-10-30 14:45
  • 박정수 K-water 수자원관리처장박정수 K-water 수자원관리처장
박정수처장
박정수 처장

인간은 물 없이 살아갈 수 없다. 물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어렵다. 물은 그만큼 우리의 일상이나 건강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은 생명'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언제 어디서고 깨끗한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는 현실은 큰 축복이자 여간 행운이 아닌 셈이다.

물을 마음껏 쉽게 쓸 수 있기까지는 댐의 역할이 크다. 우리나라는 계절별 강우 편차가 매우 크고, 국토의 65%가 산악이다. 비가 내리면 금세 바다로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강우량이 연중 일정한 나라들에 비해 물그릇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여름철 한꺼번에 내리는 빗물을 댐에 모아두었다가 연중 나누어 써야 하기 때문이다. 댐은 또한, 도로, 철도 등과 함께 사회기반시설(SOC)로서 국가경쟁력의 기본이 된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일련의 눈부신 경제성장도 SOC가 갖춰짐으로써 가능했다.

문제는 댐 노후화다. 소양강댐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댐은 1970년대 경제개발과 함께 건설되었다. 사회기반시설 중 고령화 정도가 가장 심하다. '인프라 고령화의 실태와 개선과제'(2013,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관리되는 시설물 가운데 30년이 넘은 댐은 무려 55.9%나 된다. 이러한 댐 노후화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84,000여개 댐의 평균연령은 50년이 넘는다(미국공병단 USACE 자료). 일본 또한 댐의 45%가 준공 50년을 넘어섰다. (2010년 기준).

댐 노후화는 댐 붕괴 등 심각한 문제를 부를 수 있다. 더구나 짧은 시간에 댐의 대체수단을 마련할 방법도 없다. 여타 인프라에 비해 그 피해가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여 미국은 1996년 국가 댐 안전 프로그램(NDSP, National Dam Safety Program)을 도입하여 댐 안전을 위한 법제화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일본도 2012년 노후댐 평가규정을 제정하는 등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과 맞물려 국지적인 집중호우나 지진 등이 증가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집중호우는 1980년대 연 60회에서 2011년 133회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지진 또한 1990년대 연평균 26회에서 2010년대는 56회로 증가했다(수자원장기종합계획, 2016 국토교통부). 특히, 지난해 9월 경주지진은 지진관측 이래 최대인 규모 5.8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노후시설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시설관리는 사후대응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발상의 대전환, 적극적 예방중심 정책으로의 변화가 절실하다. 예방중심의 유지관리는 대규모 수선 또는 신규시설 교체수요를 줄여 주고,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부가적인 장점도 아울러 있다. 심도 깊은 고민과 법제화 등 현실적인 해결책 마련이 긴요한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K-water에서는 예방적 시설물 보강과 유지관리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water가 관리하는 댐은 우리나라 용수공급능력의 65%, 홍수조절용량의 95%를 담당한다. 평시에는 일상점검 및 정기점검, 정밀안전진단 등 이중·삼중의 집중 관리가 이루어진다. 또한, 계측기기에 의한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바탕으로 이상 유무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아울러, 노후 댐의 본체, 취수탑 등 주요 시설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강화된 설계기준에 맞추어 '댐 안전성 강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지진 등 상황에 맞추어 물을 신속하게 배출하는 비상방류시설, 취수탑 내진보강 등 예방적 조치가 대거 포함된다. 올해 상반기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완료되었고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 예정이다.

댐이 손상되면 피해 범위가 넓고 복구나 대체시설 마련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댐 관리에 있어서만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허용돼선 안 된다. 당장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긴 안목의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예방적 차원의 시설개선 사업의 적기시행을 통해 국민이 물 재해로부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박정수 K-water 수자원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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