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주민 모두가 함께한 용전한마당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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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주민 모두가 함께한 용전한마당축제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0-29 16:2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마을 축제는 즐거워야 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참여해 화합된 모습을 보여야하며, 축제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 2017년 10월 28일. 대전시 동구 용전동 대전 문학관 야외 공연장. 주민들이 화합된 모습으로 '용전 한 마당 축제'를 이뤄내고 있었다.

어린이들로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모여 단합된 모습으로 함께 즐거워했고, 문학관을 찾거나 지나가던 행인들까지도 발걸음 멈추고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축제를 개최하게 된 이유는 오래전부터 이곳에 전해 내려오던 용신제가 자취를 감추고 소멸되었기에 용전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치된 마음으로 주민들의 단결과 화합이 자자손손 이어지기를 기원하려는 뜻에서 결정되었다 한다. 용전동 주민자치 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되고, 용전동 산하 27개 통 주민 약 10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시작된 것이라 했다.



관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주도 했다는 점에 의의가 깊다.

조근희 추진위원장과 이보출 주민자치위원장은 물론, 한현택 동구청장을 비롯해, 이장우 국회의원, 안필응 대전광역시 의원, 박선용 동구의회 의장, 박영순 동구의회 의원, 윤태찬 용전동 주민센터장, 그리고 박진용 대전 문학관장 등 공직자들도 대거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며 주민스스로의 축제야말로 바로 이래야 된다고 찬사를 아니 보낼 수 없었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며 전문인이 아니면 어떠랴. 무지개 어린이집의 어린이 재롱이야말로 보는 모든 이들로부터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게 하는 아주 재미있는 재롱이었다. 왼쪽으로 도는 어린이가 있는가하면 오른쪽으로 돌다가 아차다 싶어 방향을 바꾸는 어린이도 있었고, 순을 펴서 위로 쳐드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아래로 내리는 어린이도 있었다.

한편 정양래 강사의 지도를 받은 무명의 에어로빅 단원들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춤사위 동작이 서투르면 어떻고 손발이 안 맞으면 어떠랴. 마을 축제에 단합된 모습이면 충분한 것을. 이 틈에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 '용전동 에어로빅 단원'이라고. 박동임 강사의 지도를 받는 벨리댄스 팀 역시 무명의 이름으로 참가하였다. 갱년기를 지날까하는 여인들이었다. 여성의 갱년기 얼마나 지내기 힘든 과정인가? 그런데 그 갱년기를 겪는 여성들답지 않게 활발했고 얼굴마다 밝은 태양이 달려 있었다. 출연한 여섯 명 모두가 맨발에 배꼽자랑이었다. 여성 특유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그저 마을 축제에 동참하는 것이 자랑이요 보람이었다. 그런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축하의 박수를 맘껏 보내게 하였던 것이다. 평상시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중년 여인들의 배꼽을 어찌 볼 수나 있었으랴. "이게 웬 횡재냐고 눈을 비벼가며 보는 관객도 눈에 띠었다. 필자도 안 그랬냐고 묻지 마라. 필자도 갑남을녀인 것을. 이번 축제에 선보인 벨리댄스 단원들의 배꼽이야 말로 보기 드문 예술 작품 그대로였다. 내년도 용전 한 마당 축제를 왜 기대 안 하겠느냐?

어디 볼거리가 이것뿐이더냐?

용전축제
한밭 검도관의 검도시범, 김월숙 강사의 지도를 받은 한국무용, 권설원 사범의 지도를 받는 기체조, 장은숙 팀의 요가, 최영자 강사의 지도를 받은 댄스스포츠, 김경자 강사의 지도를 받는 건강리듬 댄스, 이신규 서예가의 가훈 써주기, 우순희 강사의 그림그려주기, 그리고 식전행사로 등장했던 이효섭 팀의 국악 한 마당 등.

자랑할 게 또 있다.

글로벌 튼튼병원의 이숙희 홍보팀장은 직원들과 함께와 주민들의 돌봄을 위해 온종일 수고 하고 있었으며 윤태찬 용전동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곳 행사장에서 참여한 주민들을 돌보고 있었다.

더욱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이곳 용전동에 위치한 사업장 마다에서는 너나없이 협찬으로 지원했고, 적십자사에서는 봉사단원들을 보내와 행사를 도왔다. 올해가 이 행사 첫 번째라 한다. 그러니 더욱 의미가 깊다. 그래서 서산대사의 시를 빌어 길잡이 역할을 도우려 한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덮인 들판을 걸어 갈 때는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모름지기 어지럽게 걷지 말아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 고승 서산(西山)대사 휴정(休靜)이 지은시로 백범(白凡)김구(金九)선생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애송하며 몸소 실천하고자 노력했다는 시다.

눈 덮인 벌판에는 먼저 걸어간 사람의 발자국이 그대로 나타난다. 뒤에 가는 사람은 자연히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갈 것이다. 먼저 간 사람이 바르게 걸어갔다면 뒷사람도 바르게 따라갈 것이고 먼저 간 사람의 발자취가 어지럽다면 뒷사람의 발자취도 어지러울 것이다.

마을 축제도 마찬가지다. 시작이 잘 돼야 뒤에 오는 사람들이 본을 받을 것이다.

첫 번째로 시작하는 민간주도의 용전동 마을 축제!

민, 관, 사업자 모두가 하나 되어 성공리에 마쳤으니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축하, 축하한다. 윤태찬 동장이 중심이 되어 이끌고, 용전동 주민 자치위원회가 밀어주어 더욱 발전하는 용전동을 기대하는 바이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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