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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는 ‘무인점포’가 늘고 있다.
세탁방, 주유소 등 일상적인 편의시설은 물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편의점, 카페, 은행까지 무인점포로 대체될 정도다. 문제는 무인점포의 확장으로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짙다.
최근 이마트는 업계 최초로 무인편의점을 상용화했다.
매장 출입문에 설치된 카드리더기에 신용카드를 읽히면 문이 열리고, 물건을 고른 후 셀프 계산대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인력비용에 대한 부담감은 적다는 점은 무인점포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이마트24시 무인점포는 전주교대점, 서울조선호텔점, 장안메트로점, 성수백영점 등 4곳에 불과하지만, 향후 이마트는 오프라인 마케팅에 주력해 무인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무인점포는 주차장도 대표적이다. 유료 주차장의 경우 24시간 사람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카드 결제는 이미 대중화 됐다. 차량 번호와 입차 시간을 전산으로 관리하고, 출차 시 정산된 금액을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은행도 무인점포를 차츰 늘려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8월 업계 최초 반 무인점포인 스마트 브랜치 1호점을 오픈했다. 은행원들은 대출이나 자산관리 고객 상담에 집중하고, 단순 업무를 기계를 통해 처리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전에도 무인점포는 이미 등장했다.
둔산동 시청 인근의 한 커피숍은 직원들이 아닌 기계가 주문을 받는 반 무인점포다. 터치 스크린을 서너번 클릭하면 원하는 음료와 커피 주문이 가능하다. 주문이 접수되면 번호표를 받고 대기하면 된다. 음료와 커피는 기계가 아닌 매장에 있는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 준다. 무인점포의 장점은 인건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커피나 음료의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무인점포는 이미 일본과 중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상용화됐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수개월 이내에 확산 될 조짐이 짙다. 주유소는 이미 대부분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고 있고,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편의점이나 패스트 푸드도 무인점포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프 주유소에서 만난 이도영 씨는 “셀프 주유소는 이미 익숙해졌지만, 편의점이나 은행까지도 무인점포로 변하고 있어 적응력 또한 생존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불편함이 없겠지만, 노인층에게는 부담이 클 것 같다. 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근로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변화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무인점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줄어드는 일자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인점포는 하루에 1~2번 매장관리나 재고관리에만 인력이 필요해 점주 혼자서도 경영이 가능하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편의점이나 주유소, 패스트 푸드점이 무인점포로 전환되면 아르바이트 일자리 수만개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셈이다.
대학생 박지연 씨는 “무인점포는 편리하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미래기술인 것 같다. 앞으로 무인점포가 확장 될텐데, 일자리 감소에 대한 정부나 기관의 대책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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