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vs영화]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살 떨리게 슬픈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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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vs영화]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살 떨리게 슬픈 고백

원작의 스토리는 충실하게… 처음과 끝은 다르게
깊어가는 가을 사랑스러운 로맨스 한편 어떤가요

  • 승인 2017-10-28 10:23
  • 수정 2017-10-28 10:30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너췌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책 표지와 영화 포스터.
클래스메이트였던 소녀의 장례식 날 참석하지 않은 남자아이. 그는 휴대폰을 열어 자신이 소녀에게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그녀가 죽기전에 이 문자를 열어봤는지는 알 수 없다. 열어봤다고 치고, 그녀는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제목만 두고 보자면 좀 섬뜩하다. 공포나 호러물이 아닐까 의심되기도 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보니 작가의 선택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나는 살고싶어"라는 말보다 더 간절한 주문이고, "너를 사랑해"보다 더 진한 사랑고백이다.



소설 속 이야기는 학교 도서관에서 소녀가 소년에게 던진 카니발리즘(cannibalism:같은 종끼리 서로 공격하거나 잡아먹는 행동)적인 대사를 기억해 내면서부터 진행된다.

너췌3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영화 스틸 컷.
우연히 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학생의 공병일기를 주운 소년은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고, 부쩍 가까워진다. 학교와 도서관 등 지극히 평범한 공간에서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듯한 대화가 매력적이다. 소년과 소녀는 '진실이냐 도전이냐' 게임을 통해 서로의 속마음을 알 듯 모를 듯 전하기도 하고, 아픔을 감추는 소녀와 그녀의 본심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갈등하는 소년의 모습이 순수하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다.

작가 스미노 요루는 웹사이트를 통해 '너췌(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로 데뷔했고 2016년 일본 서점 대상 2위, 연간 베스트셀러 1위 등 누적 발행부수 250만 부를 돌파했다. 소설 자체가 고등학생 남녀를 주인공으로 쓴 청춘물인데다 만개한 벚꽃의 이름을 한 소녀, 일본의 유명작가의 이름을 한 소년 등 일본 특유의 젊은 감성이 가득하다. 마치 '러브레터'와 흡사한 느낌이다.

스미노 요루의 '너췌'가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얼마나 다를까' 였다.

츠키카와 쇼 감독이 펼쳐낸 영화속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는 충실하게 원작을 따라가고 있다. 사쿠라 역의 하마베 미나미는 시종일관 밝은 얼굴과 예쁜 미소로 슬픔을 아름답게 만들어 내고, 소년의 역할의 키타무라 타쿠미는 첫사랑의 애틋함을 어둡지만 진지한 표정과 내면 연기로 잘 이끌어 나간다.

너췌2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영화 스틸 컷.
책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1. 시작과 끝이 다르네=원작은 고등학생 소년과 소녀로 스토리를 열고 그때의 시선으로 마무리 짓지만 영화에선 12년이 지난 후 남자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과거를 돌아보는 플래시백 형식의 구성을 보인다.

2. 남자 주인공의 이름=원작은 '나'라는 화자를 통해 소녀와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마지막에 본명이 등장하며 같은 이름을 한 일본 작가들을 거론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처음부터 주인공 이름이 불린다.

3. 12년 후 성인이 된 인물들의 스토리=원작에는 등장하지 않은 주변 인물들의 결합과, 남자 주인공의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특히 성인이 된 소년 역할의 오구리 슌, 절친 역할의 키타카와 케이코의 출연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제목이 주는 아찔함'에 밀고 당기는 듯 탄력있는 대사와 아름다운 벚꽃 배경을 버무린 영화라고 할까.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는 CGV 영화 무비차트 정보기준 10월 28일(토요일) 예매율 5.1%로 3위를 차지해 개봉 4일차 누적 관객 수 9만 3302명을 기록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액션이나 상업영화에 지친 관객이라면 과하지 않은 사랑스러운 대사와 풋풋한 로맨스가 가슴을 울리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를 선택해 볼 만 하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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