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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를 공부 중인 나는 이번 학기 현장실습을 위해 노인전문요양원에서 15일 동안 예비 사회복지사로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
요양원에는 치매 등 노인성 병으로 인해 65세 이상에서 100세가 넘은 노인분들이 입원을 하고 계셨다. 거의 치매나 뇌경색, 파킨스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요양원에서 노인분들을 돌보게 되던 첫날, 뼈만 앙상히 남아 영혼없이 넋이 나간 체로 주는 대로 받아 먹으며,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닌 듯 한 노인분들을 보니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며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이곳 요양원에 입원한 노인분들 가운데 아직은 제정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분들과 함께 지내려니 중증 치매노인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과 말을 보고 듣는 게 힘들 것이고 대화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5급 정도의 비교적 양호한 치매 노인들께서는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이 하루 종일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며 지내고 있었다.
그들의 문제를 같이 공감하고 해결해 가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일이기에 노인들에게 말을 걸어드리며 잠시나마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 중 몇몇 분들은 식사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할머니, 식사하셔야지요?"
"아니, 안 먹을래. 이제 그만 아플래."
"그러니까. 밥을 드셔야 약을 드시죠. 그래야 안 아프죠."
빨리 생을 마감하고 싶으셔서 식사를 거부하신다는 말은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곳은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요양보호사들의 인성교육을 잘 시키는 듯했다. 다른 기관에 비해 요양보호사들이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은 사뭇 부드러웠고 정성이 들어가 있었다. 한 요양보호사가 7~8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었는데 목욕을 시키는 날이나 다른 환자가 입소할 때처럼 힘든 일이 있을 때 다른 병실의 요양보호사들이 와서 서로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예전 우리나라 품앗이를 생각나게 했다. 서로의 힘든 것을 공감하는 이들은 서로 도우며 사랑의 품앗이를 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은 어두운 기운이 가득한 병실에 밝은 기운을 불어다 주고 있었다.
긴 삶의 여정에 마지막 준비를 하고 계시는 지친 노인분들에게 사회복지사, 요양복지사의 따뜻한 미소가, 상냥한 말 한 마디, 관심어린 눈빛 하나가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치매 환자 가족들은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는 것이 불효는 아닌지 고민할 것이다. 그렇지만 재정적인 부담이 해결된다면 요양시설에는 가정에 없는 시설들이 갖추어 있고 온종일 곁을 보살펴주는 요양보호사들이 있으니 신체 상태를 자주 체크를 할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다. 가족들이 자주 찾아 뵙고 함께 웃어주고, 다리도 주물러드리며 손이라도 잡아들일 수 있다면 노인분들이나 가족 모두 불편없이 잘 모시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번 실습을 통해 사회복지사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며 꼭 기관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일상에서도 서로서로 사랑의 품앗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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