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시인. 수필가)
수년간 득음한 매미
나무 숲 속에서
치성으로 창唱을 하다
한바탕 꿈이런가
십여일 만에
숲길에 누워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이승에 있게 해달라
엎어지려 파르르 떨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열공은 접어두고
엉터리 민주 방종에 물들어
망나니 짓에 좀먹는 나날
든 건 없어도 가방 끈 길어
뭔가는 다르겠지
집사일 맡겨 놓으니
허구한 날 살림만 거덜내고 있다
매미들은 열창으로
감성을 자아내는 심금 울려놓고
안타까이 떠나건마는
소갈머리 없는 잡것들
시나브로 망해가는 살림 일엔
눈감은 건지 장님 행센지 깜깜한 건지
이웃 조폭들 비위 맞추기에
왼갖 아양 떠느라 미쳐 있다
아뿔사가 떠오를 때면
오갈 데 없는 미아 신세 되거늘
미몽迷夢에 빠져있는 쓰레기들
서까래 썪는 일에만 빠져 있다
안타깝다
후래자식 놈들 노릇
진절머리가 인다
사람의 삶
그침 아랑곳 않는 개여울에
돌고 도는 물레방아련가
고장을 달고 가는 수레바퀴련가
고장故障은 얄짤없는 악귀의 희롱인지
벗어날 수 없는 장애는 운명이고 숙명
때문에 때문
인생은 본태성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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