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진심으로 들어주기, 공감이다

  • 문화
  • 문화 일반

[심리 톡] 진심으로 들어주기, 공감이다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7-10-2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게티이미지
게티 이미지 뱅크
'ㅇㅇ의 전화' 전화상담 경험담이다. 상담사에 따라 다르고 전화를 걸어온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사람과 평균 30~40분의 상담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 전화를 끊지 못하고 한두 시간 정도 이어갈 때도 많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상담을 많이 해 온다. 의외로 성상담도 많다. 그 중에서도 대인관계문제가 가장 많다. 그분들에게 30~40분의 상담은 아주 짧다. 어디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들을 신상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상담을 하기에 자유로워한다. 그런데 대면하지 않고 목소리로만 듣는 전화상담은 상담자에게는 어렵다. 더욱 진심으로 들어주고 진심으로 받아주어야 한다. 얼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표정을 읽을 수가 없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번은 직장여성과 특이한 상담을 했다. 일요일 빈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외계인 여럿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자신의 밀린 일을 다 해주고 갔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경청하고 진심으로 수용하기가 어려웠다. 마음 상하지 않게 슬쩍 요즘에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그분은 내게 자신을 믿지 못하냐며 화를 내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그 외계인들이 다음날에는 집에 찾아와 청소까지 해주었다고 했다.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니 일상생활은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30분 정도 상담하고 나니 몸의 모든 기운이 쫙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상담자인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끝까지 진실로 경청하고 수용했다. 잘 들어주니 전화를 끊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 시간 이상을 하고 다음 상담을 해야 해서 그 상담을 종료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하라고 하자 그녀는 잘 들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들어주는 진심이 느껴졌다며 정말로 고맙다고 거듭 인사했다.



여러 번 전화 상담을 했지만 상담자가 끊기 바빴다고, 자신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상담자가 많았다며 눈물까지 흘리는지 훌쩍거렸다. 그래도 '끝까지 잘 받아주었구나' 며 스스로 위로하는 순간, 그녀는 한마디 던진다. 자신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콩쥐팥쥐'의 팥쥐 였다고 말하며 꼭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다. 팥쥐 님의 비밀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안심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밝았다. 반전의 반전이다. 재미있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슬픈 상담이었다.

망상 장애는 정신병적 질환으로 분류된다. 환자의 현실 판단력에 장애가 생겨서 망상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하는데, 망상은 현실에 맞지 않는 잘못된 생각이며 실제 사실과 다르다. 논리적인 설명으로 시정되지 않고, 교육 정도나 문화적인 환경에 걸맞지 않은 잘못된 믿음 또는 생각이다. 망상장애에서 보이는 망상은 정신분열병에서 보이는 망상과 달리 체계적이고, 괴이하지 않는 망상이다.

이런 경우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충분히 평가하여 뇌손상이나 기타 기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진단을 위해 뇌 검사, 시밀 검사 등의 검사를 시행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적인 상담 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대화도 소통과 공감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들어주기, 귀로 들리는 것만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주는 것이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일이다.

김종진 심리상담사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사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천안시 쌍용3동 주민자치회, '용암지하도 재즈에 물들다'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