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큰 행사마다 빠지지 않는 것은 불꽃놀이! 지금은 흔하지만 밤늦게 '빠바빵' 불꽃 터지는 소리에 "또 축제? 아기 겨우 재웠는데 깨겠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30여년전 불꽃놀이를 하면 자다가도 튀어나올 정도로 귀한 구경거리였다. 흔했던 싸움 구경과 불구경은 물(?)렸으니…. 따라서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불꽃 터지는 장관을 전국 시청자에게 보여주겠다는 방송국 특별한 기자(?)의 집념은 주최 측 행사일정도 맘대로다.
전국으로 송출되는 뉴스 생방송 시간에 맞춰 불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서울의 <뉴스진행 큐시트> 순서대로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사람들이 기다리기 지루하니 예정 시간대로 쏘겠단다.
"이거 제주도까지 전국으로 방송된다니까요! 쏘지 마세요!"
기자의 다급하고 엄포(?) 섞인 표정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는 주최 측의 볼멘소리에 "네! 딱 3분 후 입니다."
하지만 실제는 20여분 남짓 더 기다려야 했다. 생방송으로 늦어진다는 현지 안내방송에 "전국방송 나간다는데 쬐끔(?) 더 기다려바유?" 역시 충청도 양반들은 달랐다.
본의 아니게 멋대로 불꽃 쇼 시간을 바꾸고선 방송순서가 돼서야 "자! 지금입니다. 빨리 쏘세요!"라고 한 후 방송리포트를 시작했다.
"마침 때맞춰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됐습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어쩌고저쩌고…."
사실은 20분 이상 기다렸는데 만약 전국 방송이라고 지금 수천 명을 20분 이상 기다리게 한다면 젊은 충청도 양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헐!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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