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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종이통장 발급 선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 대부분이 종이통장 발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지역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종이통장 발급선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신규 개설 계좌를 만드는 고객 가운데 90% 이상은 종이통장 발급을 희망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달 18일 기준 창구에서 신규로 만든 저축성 예금계좌 93만개 중 94%(87만개)가 종이 통장과 함께 발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7월 발표한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등 혁신방안'에 따라 올해 8월까지 종이통장 발행의 단계적 감축 계도기간을 거쳐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치다. 오는 2020년 9월까지 3단계에 걸쳐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종이통장 미발행 혁신과제'의 일환으로 종이통장 발급 선택제를 시행중이다. 소비자가 발급을 선택하면 종이통장을 만들어주고 미발급을 선택하면 종이통장 없이 계좌가 계설되는 것이다.
그나마 모바일이나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개설하는 계좌를 포함하면 발급률은 70%대 수준까지 떨어진다.
은행들은 종이통장 미발급에 적극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작원가에다 인건비·관리비까지 포함하면 종이통장 1개당 5000원에서 최소 1만8000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찍어내는 종이통장은 해마다 1000만개에 달한다.
지역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종이통장 발급선택제 시행 이후 가급적이면 통장 발행을 하지 않도록 권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고객들에게 통장 발급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대부분 통장 발행을 선호해 난감하다"라고 밝혔다.
고객들은 여전히 종이통장을 선호하고 있다. 신규통장 발급을 위해 은행을 찾은 김 모씨(38·대전 중구)는 "종이통장을 쓰지 않더라도 일단 받아놔야 가입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직접 눈으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행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아직 종이통장 미발급의 필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 2020년 9월부터는 종이통장을 발급받으려면 최소 발행 비용 일부를 청구된다. 그 이전에 종이통장 미발급이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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