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7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후 팬들에게 약속을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 모습. 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제공 |
상) 독수리의 추락은 끝이 없다… 역대 최다 포스트 진출 연속 실패 불명예
중)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감독 중도 퇴진과 부상 늪에 허우적
하) 냉정하게 돌아보자… 장기적인 로드맵 절실
한화 이글스는 초비상 사태다. 올 시즌 가을야구에 실패하면서 LG트윈스(2003년~2012년)와 함께 KBO리그 최장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10년)라는 불명예를 썼다. 내년 시즌에도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하면 단일 최다 불명예를 안게 된다. 하지만 당장 내년 시즌만을 바라보고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매년 반복된 리셋 버튼으로 실패만 되풀이했다. 김응룡과 김성근 두 명장까지 모셔왔지만, 당장의 성적에 매달리며 실패하고 말았다. FA(자유계약) 등 대규모 투자로 외부자원을 영입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평균 연봉과 연령만 높이는 결과가 됐다. 결국, 한화는 지난 시즌 도중 리빌딩에 돌입했다.
한화로서는 우선 내년 성적과 리빌딩 중 선택을 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쉽지 않다. 지역 야구계 한 관계자는 "매년 성적에만 매달리다 리빌딩 시기를 놓쳤다. 리빌딩이라는 것은 결국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인데 성적까지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 성설"이라며 "정확하게 팀 전력을 파악하고, 목표를 확실히 설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화는 올해도 FA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근우, 이용규, 송은범 등 막대한 투자에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시즌 후에는 FA시장에서 조기철수했다. 여기에 리빌딩마저 선언했다. FA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다. 다만 새로운 감독 선임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명분과 팀 전력을 급상승시켜줄 대어급 선수가 시장에 나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한화는 새 감독 선임도 급선무다. 현재 한용덕 두산 코치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이 포스트시즌 중이라 발표만 못 하고 있다는 게 야구계의 소문이다. 다른 몇몇 후보들도 거론되고 있어 막판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한화 출신으로 팀을 잘 파악하고 있고,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는 두산에서 코칭스태프로 활약해 최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김응룡과 김성근 두명의 선수단 운영 방식이 팀에 녹아들지 못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또 다른 지역 야구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만해도 한화 출신 코치진이 대부분이었다. 성적이 나지 않자 '철밥통'이라는 질타까지 받았고, 결국 양 김 감독을 거치면서 대부분 팀을 떠났다"면서 "하지만, 다른 팀에 가서도 자기 몫을 잘해내는 한화 출신 코치들이 많았다. 구단도 이 부분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의 부진은 장기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2000년대 전까지 선수 육성에 소홀한 나머지 현재 중고참 선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 여기에 FA 영입으로 신인급 선수를 보상선수로 내주고, 고참 선수들이 늘면서 불균형만 더 가중됐다. 한 스포츠해설위원은 "한화는 중간 선수들이 경쟁 관계를 형성해 주지 못하면서 고참선수들이 대부분 위기의식 없이 주전으로 뛰었다"면서 "신인 선수들도 입단하자마자 1군 무대에 오르며 실력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발전이 더 뎠다. 중간급 선수들이 잘해줘야 팀이 살수있다. 구단이 장기비전을 갖고 운영해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프런트 야구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단장과 몇몇 프런트가 바뀌었다고 전문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무능한 프런트는 오히려 팀을 망칠 수 있다. 현장과 프런트의 역할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지역 야구계 한 관계자는 "프런트 야구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얼마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다"면서 "잘못될 경우 편 가르기나 코칭스태프의 권한 약화 등 좋지 않은 영향으로 이어질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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