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궐련형 전자담배 업계에 따르면 KT&G는 LIL(릴)이란 이름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달 말 3분기 실적보고 때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담배용 스틱을 기계에 꽂고 찌운 뒤 흡연하는 방식으로, 앞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모았던 아이코스와 비슷한 양상을 띨 것으로 예견된다.
또 LIL 권련형 스틱은 아이코스와 호환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기존 아이코스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코스 기계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LIL의 기계를 구매하기엔 다소 지갑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거란 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기기에 KT&G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을 호환시켜 제품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안을 적용했을 거라 점쳐지고 있다.
LIL은 아이코스란 큰 벽을 넘어야 한다.
BAT GLO가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이미 아이코스에 매료된 사용자 탓에 별다른 기대 효과를 못 봤다. 이 때문에 LIL의 기대치는 더욱 높다. 앞서 출시한 제품을 지켜보면서 더욱 공을 들였을 가능성이 크고, 여러 가지 시장 변화를 예측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또 아이코스 출시 당시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이 겪었던 불편함은 LIL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이코스는 출시 당시 서울에 1호 매장을 차린 뒤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해나가며 영역을 넓혀갔는데, 대전에서 기계를 구매하려면 서울까지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기계를 구매한다고 해도 궐련형 스틱을 서울 CU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보니 지역민들의 불만은 높았다. 반면, KT&G는 본사와 신탄진공장이 대전에 자리하다 보니 해외에서 물 건너 들어온 기존의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편리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우선 스틱 가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궐련형 전자담배 세율을 50~60% 수준에서 90%까지 올리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현재 시중에 판매하는 아이코스와 GLO 스틱이 100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인상은 오는 19일 판가름 날 예정으로, LIL 스틱이 기존 시장에 출시된 스틱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시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스틱을 연달아 흡연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아이코스는 한 번 흡연 시 4분가량을 충전해야 흡연이 가능한 단점을 LIL은 어떤 식으로 극복했느냐에 따라 시장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제품 준비에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식 출시 때 업계의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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