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시즌 결산]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감독 중도 퇴진과 부상 늪에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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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시즌 결산]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감독 중도 퇴진과 부상 늪에 허우적

김성근 감독과 프런트 충돌…시즌 중 사퇴로 불거져
주전선수 줄부상에 정상 전력 못갖춰

  • 승인 2017-10-17 16:40
  • 신문게재 2017-10-18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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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의 사퇴가 결정된 다음날인 5월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짐을 챙겨 구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김 감독의 모습. 사진제고은 한화이글스 제공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는 10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아니 오히려 퇴보하였는지도 모른다. 수년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올 시즌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했지만, 또다시 가을야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화의 2017시즌을 되짚어보자. <편집자 주>



상) 독수리의 추락은 끝이 없다… 역대 최다 포스트 진출 연속 실패 불명예

중)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감독 중도 퇴진과 부상 늪에 허우적

하) 냉정하게 돌아보자… 장기적인 로드맵 절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내부의 적'과 싸우느라 제대로 된 싸움을 하지 못했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한화는 지난 시즌 후 김성근 감독과 결별했어야 한다. 2015시즌과 2016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혹사 논란과 독단적인 구단 운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결별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했다. 그런데도, 한화는 김 감독을 재신임했다. 계약 마지막 해에 명예회복 할 기회를 줬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시즌 향배를 갈랐다. 한화는 지난 시즌 후 현장 출신인 박종훈 단장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프런트 야구를 선언했다. 그런데도 김 감독에게 기회를 준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이 야구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김 감독이 누구인가. 선수단은 물론 구단 운영 전권을 쥐고 흔드는 감독이다. 이전구단에서도 선수단 운영 문제로 프런트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었다. 더욱이 한화에서 지난 2년간 전권을 부여받고 휘둘렀다. 하루아침에 스타일이 바뀌지는 않는다. 마무리캠프에서부터 마찰이 표면화됐다. 급기야 스프링캠프에서는 김 감독과 박 단장이 얼굴을 붉히는 장면도 연출됐다. 함께 합심해 시즌을 치러도 모자랄 판에 서로 마이웨이를 달렸다. 내홍은 그대로 성적으로 반영됐다. 시즌 초반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급기야 5월 23일 김 감독이 팀을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시즌 초반 사령탑을 잃은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 체재로 남은 100여 경기를 치렀다. 준비되지 않은 즉흥적인 이별이었다.

또한, 한화는 올 시즌 내내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주전선수 대부분이 1군 엔트리에서 한번쯤 빠졌을 정도다. 김태균(94경기), 정근우(105경기), 이용규(57경기) 등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베테랑 선수들은 물론 이성열, 하주석, 송광민, 로사리오도 예외는 아니였다. 특히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원투펀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가 부상으로 두달가량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태양과 송은범 등도 부상과 부진으로 미미한 활약을 펼쳤으며, 지난 2년간 불펜의 핵심 역할을 했던 송창식과 권혁은 수술 후 복귀했지만, 이전 같은 모습은 아니였다. 일각에서는 이 모든 상황이 김성근 감독의 지난 2년간 무리한 팀 운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김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부상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의견이다.

구단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김인식, 김응룡, 김성근 등 한국 프로야구에 큰 족적을 남긴 명장들이 한화에서 모두 실패했다. 감독 개인을 넘어 구단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선수단 운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장기적인 계획도 지속되지 못했다. 현장에만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스스로가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한화는 감독과 프런트의 충돌, 선수들의 부상 등 내부적인 문제에 힘을 빼며 정작 외부와는 제대로 된 싸움조차 하지 못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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