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인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세금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현재 1갑당 4300원인 아이코스 히츠가 5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50~60% 수준의 세금만 부과되는데, 이를 90%까지 끌어올리면 1000원가량이 인상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대전지역 CU·세븐일레븐 편의점엔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이코스 히츠 사들이기 전쟁이 불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아이코스 히츠가 동이나는 현상도 벌어진다.
대전 중구의 한 CU 편의점은 아이코스 히츠 블루를 한 사람당 4갑씩 제한시켰다.
서구의 한 세븐일레븐엔 히츠 실버 제품만 진열대에서 보이지 않기도 했다. 이 편의점 업주는 "손님들이 가게로 들어오면 한편에 진열된 아이코스 히츠 제품부터 살펴본다"며 "이마저도 금방 동날 것 같다. 간혹 판매할 수 있는 물량보다 많은 제품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탓에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5년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될 때와 비슷한 모양새를 보인다.
둔산동의 한 CU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주말부터 히츠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블루 제품은 현재 물량이 동이 났다"며 "그린 제품의 경우 1보루씩도 판매하다가 현재는 5갑으로 줄여놓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원성도 높다. 일반 담배보다 냄새가 적고, 스틱형 전자담배를 찌는 형식으로 흡연하다보니 담뱃불이 없어 화재의 위험도 낮은데 가격까지 올리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한다. 아이코스 이용자 정 모(32) 씨는 "일반 흡연때보다 다른 사람에게 냄새로 피해를 안 주고 타르도 적어 건강을 챙긴다는데,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면 삶이 너무 팍팍해지는 것 아니냐"며 "전자담배만큼은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오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안을 확정 지을 것으로 예견되면서 한동안 궐련형 전자담배 품귀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