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외식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서 퍼져가던 노키즈존이 지역 외식업계에도 스며들고 있다. 서구 탄방동의 한 만화카페는 입구에 '14세부터 이용이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중구의 한 커피전문점 역시 '어린이를 동반한 이들은 입장을 양해 부탁드린다'는 문구를 출입문에 적어놨다. 둔산동의 한 음식점도 '고심 끝에 아이와의 출입을 금지한다'란 팻말을 붙였다. 영업장 안에 노키즈존과 키즈존을 구별해 놓은 곳도 있다. 실내는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곳으로 마련해 놓고, 야외는 어른들만 입장을 가능하게 했다.
지역에서 노키즈존이 확대된 데는 아이들과 식당을 찾은 부모들이 아이가 뛰어놀거나 소리 지르는 걸 제재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진 탓이다.
직장인 유 모(27) 씨는 "카페는 대체로 조용한 걸 좋아하는 편인데, 아이들이 들어오면 자리를 일부러 피하게 된다"며 "소리 지르는 건 기본이고, 뛰어다녀도 부모들이 무관심한 편이 많아 시끄럽고 불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되려 노키즈존을 찾아다니는 편"이라고 말했다. 노키즈존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모(42) 씨는 "주말 저녁때 식당과 카페를 찾으면 소위 돌고래 소리를 내는 아이들이 아직도 많다"며 "노키즈존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이들도 이에 공감한다. 매출 향상을 위해서라도 노키즈존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구의 한 커피전문점 업주는 "최근 카페 트렌드가 공부를 하거나, 소규모로 아기자기하게 모임을 갖는 게 보편적으로 퍼져있는 문화인데, 아이 3~4명이 함께한 무리가 방문하면 소음 탓에 눈살을 찌푸리는 고객들이 많아 아이들 출입을 금하게 됐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아이를 둔 부모들의 입장에선 이런 추세가 반갑지 않다. 매번 식사 때마다 아이를 맡겨두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답답함은 더하다. 일부 몰상식한 부모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것 같아 불만이라는 의견도 상당수다. 둔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구 모(31) 씨는 "일부 카페와 식당 등에서 아이들은 받지 않는다는 문구에 못 데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아이들이 시끄러운 게 타인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걸 모르는 부모들 탓에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공공장소 예절을 가르치지 않는 한 어린아이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은 꾸준하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조용히 식사와 차를 마시는걸 원하는 소비자 때문에라도 노키즈존은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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