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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상생활을 하면서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한다면 생활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을 때도 그렇고 카페에 가서 차를 시킬 때도 그렇고 아니면 정말 사소한 어떤 일에도 상대방에게 감사의 표현을 직접 한다면, 아마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감사한다는 표현이나 말에 대해 화를 내거나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일 분들은 정말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래도 10여년을 외국에서 생활한 탓인지 나는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한 것 같습니다. 그냥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를 대신해서 또는 나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 주는 것이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 생활 할 때 경험한 것이지만, 독일 사람들은 이런 감사의 표현을 말 그대로 입에 달고 살고 있습니다. 상점이나 마트, 음식점 등에서 늘 마지막 인사는 다시 보자는 "Auf Wiedersehen'과 함께 'Danke!'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길거리에서 그리고 승강기에서 만나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항상 건네는 인사와 같이 독일에서 고맙다는 말은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고맙다는 표현에 인색한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고맙다는 것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느낌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더구나 이 고맙다는 표현은 남에게는 그래도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더 인색한 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혹시 내가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고맙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정서상 가족이나 친구는 그냥 이해 할 것이고 알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추석은 참 긴 연휴였습니다. 연휴가 길었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모여 있다 보면 처음에는 반갑고 기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갈등과 불화가 생기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반갑고 기쁜 감정이 점차 식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내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께서 '모든 것에 감사하고 그래서 행복합니다'라고 생각하라는 처방을 주셨는데 참 공감이 갑니다.
신부님 말씀이 아이가 자기 방에서 게임만하고 있더라도 밖에 나가서 사고를 치지 않으니 감사하고, 혹시 부부간에 갈등이 있더라도 그렇게 화를 낼 만큼 건강하니 감사하고, 할 일 없이 TV만 보고 있더라도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많은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더라도 내게 할 일이 있으니 감사하고, 이렇게 감사할 일이 많으니 행복하다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약 이러한 경우가 실제로 발생했음에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하면 아마도 정신이 좀 이상한 것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부님 말씀이 좀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이 말씀이 절대로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행복이라는 것을 가져다 줄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고 고마워할 것이 없는 것도 문제이고 또 불행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결국 내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을 위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내 자신을 위해 하는 표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내 스스로도 마음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감사의 표현을 일상화하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작은 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고마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면 마음이 행복해 질 것입니다. 이번 주말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한번 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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