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3일 제9회 대전 페스티벌 윈드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가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다. 바로 이 음악회가 지휘자와 단원들 간의 훌륭한 음악적 소통으로 성공한 음악회였다.
먼저 프로그램 구성이 잘 되었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재미있었다. 음악에 큰 관심이 부족했던 사람들도 이 날 음악회에서는 재미있었으리라.
첫 곡은 이 지방 작곡가 박병학의 '한국의 힘'이다. 행진곡은 화려하고 경쾌한 것이 특징인데 전주 다음에 여리게 표현과 제2부의 포르테 그리고 트리오 부분에서의 여리게 표현이 일품이었다. 두 번째 곡 '올림픽 정신'은 존 윌리암스 곡이다. 존 윌리암스 곡의 특징은 거대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매력적인데 아름다운 선율과 금관악기의 화려함을 잘 연주했다. 세 번째 트럼펫 협주곡 이준석(어영진 사사)은 중3학년생으로 믿기지 않는 훌륭한 연주였다. 트럼펫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기교를 화려하게 잘 살렸다. 특히 고음에서 의 텅김이 훌륭했다. 미래에 한국이 낳은 세계적 트럼피스트 탄생을 보았다.
세계 5대 관악작곡가의 한사람인 '야콥 데 한' 의 '태평양의 꿈'은 정(靜)과 동(動)의 조화를 이룬 곡을 작곡가 의도가 실린 양 잘 표현했다. 다섯 번째 팀파니를 위한 곡은 대전 시향의 권기철이 협연으로 타악기의 기교 없이 흥미롭게 잘 연주해주었다.
'엘 빔보'는 대중음가의 대가 프랑스의 폴 모리아곡이다. 남미 음악의 분의기를 느낄 수 있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 흥과 리듬의 조화가 좋았다. '로빈 후드' 는 클래식을 기반으로 팝적인 요소를 잘 접목시켜 관악단의 사랑을 받는 곡이다. 이 곡 역시 정(靜)과 동(動) 조화를 이루며 잘 표현했다. 마지막 '도라지' 는 관악의 묘미를 한 것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연주였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렇게 모든 프로그램을 잘 연주 할 수 있었던 것은 임동섭 지휘자의 훌륭한 소통이 있어서였다. 지휘자는 자기도취적 지휘는 금물인데 이날 임지휘자는 기교가 여유로웠고 그러면서 감정도 실려 이날의 훌륭한 음악을 만들었다.
누구는 말한다. 음악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앵콜에 있다고 역시 이 날도 그랬다. 찬송가 '내평생에 가는 길'김영일 편곡이다. 아름다운 하모니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숙연해지면서 역동적이었다.
대전페스티벌 윈드 오케스트라는 충청의 자랑이요 한국의 보배다. 이 훌륭한 관악단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이나 뜻있는 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대전이 키워야 한다.
노덕일(대전 중구문화원장· 음악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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