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달 29일 폐점 예정 마지막 점포인 의정부점 등이 문을 닫으며 예정된 통폐합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기존에 3개 지점을 운영 중이던 대전에는 대전중앙지점 한 곳만 남게 됐다. 지난달 1일 중구에 위치한 대전지점과 서구 월평동의 대전 둔산지점이 문을 닫았다. 특히 충남에는 지난달 29일 천안지점과 아산 출장소가 폐점 하면서 지점 자체가 남지 않게 됐다.
지점 통폐합에 고객들의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이자 납부 문제로 대전중앙지점을 찾았던 김 모씨(54·중구)는 "기존 중구에 있던 지점이 없어지면서 서구까지 오게 됐다"면서 "나같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하기가 쉽지 않아 지점이 멀어도 찾아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장 다른 은행으로 옮기고 싶어도 대출금 이전 등 부담이 많아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충남은 불만이 더욱 큰 상황이다. 애초 씨티은행은 101개의 지점을 통폐합하려다 노조와의 충돌로 90개로 줄였다. 광역자치단체에 씨티은행 점포가 아예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주, 경남, 울산, 충북 등 11개의 영업점에 대한 폐점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다만, 충남은 임대차 계약상 문제 등을 이유로 점포가 남지 않았다.
충남의 씨티은행 고객 최 모씨(45·천안)는 "은행 지점을 이용하려면 기차나 차를 타고 서울이나 경기도, 대전으로 가야 할 판"이라며 "이전에는 혜택도 좋고 해서 이용했는데 지금은 최소한의 예금만 빼고 모두 찾아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통폐합 과정에서 고객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씨티은행의 예수금은 총 25조1739억원으로 전분기 26조6117억원에 비해 5.7% 줄었다. 개인대출과 기업대출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7%, 7% 줄었다.
그런데도 씨티은행은 여유롭다. 점포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며 점포 생산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한 1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및 금융서비스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소비자금융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남아 있는 지점들을 활용해 WM고객을 확대하고, 중장년층 등 기존 오프라인 은행에 친밀도가 높은 고객들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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