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의 포켓북 '끝끝내' |
도심 건물의 글판에서, 동네 담벼락에서 한 번쯤 스쳐 지나갔던 한 줄의 시는 풀꽃처럼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 가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생각한다. 사람들의 손에 쥐어진 것이 스마트폰이 아닌 한 권의 시집이었으면 좋겠다고….
종이 위 글자를 읽는 사례가 귀해진 요즘,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 '풀꽃'이 포켓북 형식의 작은 시집으로 나왔다. 지역(충남 서천)출신 나태주 시인의 '끝끝내'를 포함해 100여 편의 짧고도 따뜻한 시가 실렸다.
'너의 얼굴 바라봄이 반가움이다/너의 목소리 들음이 고마움이다/너의 눈빛 스침이 끝내 기쁨이다//끝끝내//너의 숨소리 듣고 네 옆에/내가 있음이 그냥 행복이다/이 세상 네가 살아있음이/나의 살아있음이고 존재 이유다'.('끝끝내' 전문)
책의 서평에서 시인은 말한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실었다. 그러니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읽으시면 됩니다."
나태주 지음/지혜사랑 펴냄/9000원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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