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튀어나온 뻐드렁니에 교정기를 착용해 친구들에게 '괴물 이빨'이라고 놀림받는 초등학생 동호. 폭설이 내리던 어느 날, 동호네 가족이 위독하신 할아버지를 찾아뵙고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할아버지와 다툰 후 화해하지 못한 엄마,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할아버지. 이렇게 세 인물의 사연과 얽힌 마음이 동호가 병원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겨울나무와 실 거미를 마주하고, 할아버지의 발가락을 만나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풀어진다.
병원 중환자실에 도착한 동호는 할아버지의 몸을 주물러 드리는 엄마를 따라 할아버지의 발을 주물러 드리는데, 가족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할아버지의 발가락이 '움찔움찔' 움직였다.
그것은 할아버지가 동호에게 발가락으로 보낸 신호였다. '울지 마라. 걱정 마라.'
책은 어린 독자들이 가족과의 관계, 생명과 죽음의 의미 등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다.
현옥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