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한화 워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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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多事多難)…한화 워스트 5

한화, 2017시즌 워스트 5경기
개막전 7연패, SK와 바뀐 천적관계, 에이스 잃은 삼성과의 벤치클리어링 등

  • 승인 2017-10-07 13:49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독수리의 2017시즌이 끝났다. 한화 이글스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성근 전 감독의 중도사퇴로 팀은 어수선했고,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추진동력마저 상실했다. 결국, 한화는 올해도 가을야구에 실패하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했다. 몇 년간 막대한 투자가 무색해진 순간이다. 한화는 올 시즌 144경기에서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그중에서 한화의 올 시즌 워스트 경기 5개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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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와 호투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모습. 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3월31일 잠실 두산전 '끊지 못한 개막전 연패'= 첫 단추를 잘 채우기 쉽지 않다. 한화는 3월 31일 두산과의 개막전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2010년부터 이어진 개막전 연패(2014년은 우천 취소) 사슬을 끊지 못하고 개막 7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챔피언 두산은 막강했다. 특히 두산 에이스 니퍼트의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사실 한화는 내심 개막전에 자신감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일찌감치 개막 선발로 낙점하고 맞불을 놨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타선이 터져주지 않았다. 비야누에바는 6이닝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 밖에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지만, 한화 수비 불안으로 두점이나 내줬다. 자책점은 없었다. 반면 한화 타선은 니퍼트에게 8회까지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얻어내는 데 그치며 단 한 점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다음날 두산에 6-5 한 점 차로 승리하며 연패를 달라지는 않았지만, 개막전 패배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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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송은범 투수 모습. 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4월14일 대전 SK전… 뒤 바뀐 천적관계 = 한화는 지난해 SK를 상대로 11승5패 강한 모습을 보였다. SK를 만나면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올해는 그 관계가 뒤바뀌었다. 올해 한화는 SK홈런포에 떨며 5승11패로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월 14일 대전에서 열린 SK와의 첫 경기부터 꼬였다. 이날 경기 전 팬들의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 시즌 후 SK가 미국과 일본에서 감독으로 활약했던 힐만 감독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김성근 전 감독의 야구에 다른 성향이 많은 힐만 감독의 대결에 이목이 쏠렸다. 결과는 힐만 감독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화는 4월 14일 SK전에서 2-6으로 패했다. 이틀 연속 끝내기 승으로 상승세를 탄 SK는 거침이 없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끊임없이 득점을 노렸다. 반면 한화는 SK 선발 윤희상에 막히며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4번타자 김태균이 허리통증으로 빠진 영향이 컸다. 선발 송은범은 2실점 후 3회 초 1사 1,2루에 교체됐다. 한화의 올 시즌 첫 퀵후크였다. 이어 안영명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정근우의 실책이 겹치며 또다시 실점했다. 결국, 한화는 2-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를 시작으로 한화는 15일 SK전에 4-12 패, 16일 SK전에 1-10 패를 당했다. 16일에는 지난 시즌 SK킬러 였던 장민재를 내고도 패하며 올 시즌 SK의 고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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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 3회말 2사에서 한화 선수들과 삼성 선수들이 몸 맞는 공 시비로 그라운드로 나와 몸싸움하고 있다. 사진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5월21일 대전 삼성전…벤치클리어링 = 한화는 이 한 경기로 많은 것을 잃었다. 올시즌 삼성은 초반 독보적인 꼴찌를 달렸다. 팀 내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FA로 떠나고, 팀의 주전선수들이 노쇠화하면서 급속히 팀이 나빠졌다. 한화는 이런 삼성을 만나 시즌 내내 고전했다. 특히 이날 벤치 클리어링으로 팀 내 에이스인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팀이 4연패에 빠지며 팀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김성근 전 감독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한화로서는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한 경기다. 5월 21일 대전 삼성전에서 한화는 7-8로 역전패를 당했다. 삼성에 스윕패를 당하며 지난 18일 넥센전 이후 4연패에 빠졌다. 이날 한화는 삼성과 두 차례나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선발 비야누에바가 퇴장을 당했다. 3회 말 김태균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는 과정에서 윤성환과 잠시 기싸움을 벌였고, 양팀 벤치에서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어 로사리오가 또다시 윤성환에게 공을 맞으면서 양팀 선수들은 더욱 흥분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졌고, 격한 몸싸움까지 벌이고 말았다. 결국, 양팀 선발 비야누에바와 윤성환을 비롯해 페트릭(삼성), 정현석(한화)이 퇴장을 당했다. 한화는 6회까지 2-2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7회 나온 강경학의 뼈아픈 실책과 러프, 이승엽, 구자욱에게 각각 홈런을 허용하며 8-7로 졌다. 이날 경기 후 비야누에바는 왼쪽 손가락 인대 파열로 한 달간 전력을 이탈했다. 한화로서는 큰 악재였다. 여기에 김성근 전 감독이 2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선수 운영을 놓고 프런트와 마찰을 빚었고, 결국 지휘봉을 놓는 최악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꼴찌팀 삼성에 스윕패를 당하며 9위까지 내려간 팀 성적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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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 감독직에서 중도사퇴한 김성근 감독이 다음날인 24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를 찾아 선수단과 인사를 하고 떠나는 모습.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5월23일 대전 KIA전…김성근 감독 사퇴= 2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김성근 전 감독 경질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에 한화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근 감독이 21일 홈경기 종료 후 구단과 코칭스태프 측에 사의를 표명했다"며 "구단은 현재 감독의 사의표명에 대한 수용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성근 전 감독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의 표명은 아니었다는 뉘양스를 내비쳤다. 1군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들의 야간 훈련 과정에서 구단과 김 전 감독이 부딪쳤고, 결국 김 전 감독이 화를 참지 못하고 사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 사실 김 전 감독과 한화의 이별은 지난 시즌 후부터 감지됐다.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데 다 선수 혹사 논란으로 구단 이미지마저 많이 추락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김 전 감독과 계약 마지막 시즌을 보내기로 했다. 김 전 감독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기로 한 것. 돌아보면 잘못된 선택이었다. 결국은 스프링캠프에서 박종훈 단장과 마찰을 빚었고, 시즌 초반 감독 교체라는 큰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물과 기름을 같이 안고 간 선택이었다. 시즌 바닥을 헤매던 한화는 결국 시즌 중반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올해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포기해야 했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빠르게 팀을 수습했지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좀처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5월 23일 사령탑 없이 치러진 경기에서도 8-13으로 대패했다. 한화는 선발 배영수는 3.1이니 8실점으로 물러났고, 불펜도 힘을 쓰지 못했다. KIA 타선에 무려 17안타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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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청주 NC전에 선발로 등판한 한화 이글스 윤규진 선수 모습. 사진제공은 한화 이글스.
▲7월18일 청주 NC전… '아 NC' = 전반기 85경기를 36승 1무 48패로 마감한 한화는 후반기 대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첫 시리즈부터 스윕패를 당하면서 반전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한화는 18일 제2홈구장인 청주구장에서 NC를 만났다. 한화는 아쉽게 붎펜싸움에서 지며 4-7로 패했다. 선발 윤규진이 5이닝 4실점으로 물러나며 5회까지3-4 한점차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범수와 이동걸이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특히 7회 NC 권희동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화는 이날 패배를 시작으로 19일 NC전에 9-13 패, 20일 NC전에 4-7로 패하면서 후반기 첫 3연전을 스윕당했다. 한화로서는 올시즌 한계를 절실히 느낀 시리즈였다. 이후 한화는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스윕패를 당하며 긴 연패의 길을 갔다. 한화는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 나온 로사리오의 결승타에 힘입어 후반기 7연패를 마감했다. 이 연패로 한화는 사실상 올 시즌 가을야구와 완전히 멀어졌다. 결국, 한화는 후반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리빌딩 기조를 보이며 시즌을 마감했다. 한화가 거둔 최종성적은 61승 2무 81패. 8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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