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문당 제공 |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다. 물건을 보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의미인 이 말은, 먹을 것 앞에서도 같을 것이다. 과자가 눈에 보이면 배가 많이 고프지 않더라도 입이 심심해진다. 눈 앞에 먹고 싶은 것을 쌓아두고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눈앞에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는 환경을 만들기는 어렵다. 의지가 아닌 나도 모르는 사이 '저절로' 식사를 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어떨까. 평생 소비자 행동 및 식습관을 연구한 코넬대학교 식품 브랜드 연구소 소장 브라이언 완싱크 교수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많이 먹게 되는 원인을 밝히고, 보다 적게 먹을 수 있는 새로운 다이어트 환경을 제시한다. 완싱크 교수의 책 <슬림 디자인>은 '의지력' 하나만으로는 90% 이상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나쁜 식습관을 바꿀 수 없다면서, 행동 경제학과 심리학에서 검증된,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인 솔루션, '슬림 디자인'이 우리를 날씬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장담한다.
책은 다이어트에 중요한 다섯 장소(집, 식당, 슈퍼마켓, 직장, 학교)를 어떻게 바꿔야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도 덜 먹으면서 만족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집 안 식탁에서는 작은 접시와 작은 잔을 사용하고, 조리전 음식은 식탁에서 먼 곳에 배치한다. 식당에서는 음식을 주문할 때 양의 절반을 미리 포장해 달라고 말하고, 슈퍼마켓에서는 카트 절반을 몸에 좋고 칼로리가 낮은 제품으로 채우는 습관을 기른다. 회사 사내 식당이나 학교 급식소에서는 입구와 가까운 곳에 건강식을 배치해, 고칼로리 음식으로 식판을 채우기 전 건강식을 담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먹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지 않고 생각없이 먹으며 날씬해지는 법. 책은 친절하게도 각 장마다 50점 만점의 체크리스트를 실어 고쳐야 할 부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체크리스트는 코넬대학교 식품 브랜드 연구소에서 수행했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쥬비스 비만연구소>와 <서울대 푸드비즈니스 랩>이 한국 실정에 맞게 개정하여 수록했다.
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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