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은 한화이글스. |
144경기. 길고 길었던 한 시즌을 마감했다. 한화 이글스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김성근 전 감독의 중도퇴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상군 감독대행이 팀을 맡아 무사히 시즌을 마무리했다.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못했지만, 팀의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강제 리빌딩 성격이 강했지만, 선수 육성이라는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
2년차 사이드암 김재영이 후반기 막판 확실한 선발투수 역할을 해주며 급성장했고, 박상원, 김경태 등도 중간투수로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여기에 중고참 오선진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줬고, 이동훈, 정경운, 강상원 등 젊은 야수들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3일 대전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상군 감독대행은 올 시즌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시즌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말을 시작한 이 감독대행은 "소득이라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 (김)재영이는 정말 좋아졌다. 막판 5경기에서 확실하게 선발 역할을 해줬다. 박상원도 좋았다. 이동훈과 중고참인 오선진도 충분히 잘해줬다. 김경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대행은 "이들이 내년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후 선수들과 단체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1년동안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상선수들도 많고 했지만, 선수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대행에게 아쉬운 부분은 성적이다. 감독대행 체제 101경기에서 43승57패1무를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이 감독대행은 "프로는 결국 성적이 말해준다"면서 "나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야구가 어럽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코치 때와 책임자는 다르더라"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후 투수 운영에 틀을 잡았다. 선발과 불펜, 필승조와 추격조 등 철저한 분업화를 했다. 이 감독대행은 "중간투수들을 분업화해서 무리를 안시키고 운영했다"면서 "3~4연투는 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대행은 "안영명을 비롯해 투수들이 좀 더 공격적으로 던졌다. 도망가지 않더라. 전체적으로 투구 템포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내년 시즌 정식 감독이 될지 기로에 서있다. 차기 감독으로 한화 출신을 고민하고 있어 이 감독대행도 후보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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