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손아람 지음/들녘)
왼쪽 귀는 잃었지만 새로운 세계의 소리를 듣는 소년은 힙합의 곁에서 늘 함께하며 한국 힙합음악이 태동한 초기부터 성장기까지 3년 동안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손아람은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오혁근(예명 '오 박사'), 이하윤(예명 'sid')과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라는 그룹을 주도하여 결성했지만 비극적인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는 현실과 허구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변주되어 펼쳐져 독자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해체된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는 지금도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지만 탄탄한 음악성과 재능을 인정 받았으면서도 음반 한 장 내지 못하고 사라진 비운의 그룹으로 이 소설은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의 결성 시기부터 성장, 영광과 추락의 순간을 담아냈다. 또한 최근까지도 음악 활동을 했던 실명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더욱 눈길을 끈다.
한편 이 소설은 '기성세대'들이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음악을 선택했던 것인지, 그들의 젊음이 얼마나 지독했던 것인지를 증언해주는 아름다운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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