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으로 인문학하기(박하재홍 지음/슬로비)
글쓰기가 대학 입학과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한 필수 능력이 된 시대다. 하지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과 감정을 매력적으로 표현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랩은, 하고 싶은 말에 장단을 실어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설득하는 언어 기술이다. 랩을 통하면 창작에 서툴러도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청소년에게 랩을 통해 마음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표출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삶과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국내외 래퍼들이 '랩'이라는 창구를 통해 어떻게 고민을 분출했는지, 그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고달픈 현실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서태지와 아이들 「교실이데아」의 랩은 대학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 현실에 던진 날선 비판이었고 리쌍과 MC 스나이퍼는 평소에 잘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의 아픈 단면을 조명한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판적이고 삐딱하게 바라보되 그 시선과 말투는 한없이 따듯하고 유쾌한 것이 바로 래퍼들의 인문 정신이다.
저자는 랩에 담긴 인문학적인 성찰을 청소년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생생하게 묘사하고 그것과 연관된 역사적, 사회 문화적인 배경지식을 버무려 청소년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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