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읽을 만한 도서 추천
더위가 물러간 가을만큼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없다. 거기에 10여일의 긴 명절 연휴까지 더해져 책 읽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바쁜 일상에 치여 독서와 멀어졌다면 이번 명절 연휴를 계기로 다시 가까워져 보는 건 어떨까. 연휴 동안 가볍게 혹은 사유하며 읽을 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더욱 풍성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길 바란다.
▲김숨 'L의 운동화'
올해로 30년인 6월항쟁을 다시금 새겨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골랐다. 지난 6월 때마침 이 책을 읽으며 현재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 기억이 있다. 'L의 운동화'는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이한열의 남겨진 운동화 한 짝을 복원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1987년 6월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뒤 현장에 남겨진 L의 운동화 한 짝을 주인공이 복원하기로 하며 그날을 회상한다. 그리곤 더딘 작업 끝에 그것을 세상에 내보이며 함께 기억하자고 말한다. 소설엔 효순·미선이 사건, 제주4·3사건, 일본군 위안부 사건 같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시선도 담겨 있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다.
▲박성제 '권력과 언론'
위 소개한 책도 그렇지만 이 책도 결코 가볍게 읽힐 것 같진 않다. 그럼에도 골랐다. 한국 언론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저자인 MBC 해직기자 박성제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현한 언론인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JTBC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과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PD 등 언론인과 전문가 9명이 각자의 목소리를 전했다. MBC와 KBS가 또 한번 기로에 선 현재 언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 같이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신영복 '강의'
지난해 타계한 신영복 선생이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추천했지만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저자는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 물질 낭비와 인간 소외, 황폐해진 인간관계 등을 바라본다. 책의 초반 저자가 비교한 서양과 동양철학의 특징과 차이는 책을 읽는 동안 길라잡이가 된다. 주역, 논어, 맹자, 한비자 등을 읽기 쉽게 풀어냈지만 글 속에 담긴 생각은 때로 무겁고 엄숙하게 다가온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두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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