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긴 추석연휴, 내내 밖에서 보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집에서도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녀석이 바로 TV. 연휴가 길다보니 올 추석특선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극장에서 못 본 사람은 집에 편하게 즐기고, 이미 본 사람은 한번 더 챙겨봐도 좋을 추석특선영화 4편을 소개해 본다.
▲라푼젤(3일, EBS1 오후 5시 45분)=무려 18년 동안 탑 안에서만 지낸 소녀 라푼젤. 어느 날 자신의 탑에 침입한 왕국 최고의 대도를 한방에 때려 눕히고 그를 협박해 꿈에도 그리던 집밖으로의 모험을 단행한다. 과잉보호 엄마의 영향으로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만 상상하던 라푼젤. 그런 그녀 앞에 왕실 경비마 맥시머스의 추격, 스태빙턴 형제의 위협, 가짜 엄마 고델의 무서운 음모 등이 뒤엉키며 점점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라푼젤은 스릴 넘치는 세상이 재미있기만 한데….
고전동화 라푼젤을 디즈니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각각의 캐릭터에 코믹적 요소로 생동감과 재미를 불어넣은 것은 물론 아름다운 영상미를 스크린에 완벽하게 녹여내 2010년 개봉당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변호인(4일, JTBC 오후 8시 50분)=1980년대 초 부산. 빽도 없고, 돈도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변호사 송우석.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남들이 뭐라하든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며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고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10대 건설 기업의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으며 전국구 변호사 데뷔를 눈앞에 둔 그에게 우연히 7년 전 밥값 신세를 지며 정을 쌓았던 국밥집 아들 진우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밥집 아줌마 순애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 구치소 면회만이라도 도와주겠다고 나섰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진우의 믿지 못할 모습에 충격을 받은 송변은 모두가 마다했던 사건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한다.
송강호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 관객들의 동감을 이끌어내며 2013년 12월 개봉 당시 누적관객 1137만4871명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변호인' TV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부산행(6일, MBC 오후 8시 30분)=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덮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에 긴급재난 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마지막 남은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는 442㎢. 지키고 싶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건 사투의 결말은?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은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섹션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최고의 화제작에 오른 바 있다.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되며 속도감 있는 연출과 영상미로 외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기도.
▲라라랜드(7일, MBC, 밤 10시)=사랑, 희망, 열정. 이 모든 감정이 폭발하는 곳,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함께 꿈을 좇으며 아직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영화는 아름다운 LA의 사계절을 담은 봄·여름·가을·겨울 4개의 챕터로 구성되며, 처음부터 끝까지 감미로운 음악과 색채의 향연, 화려한 영상미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 속 음악이주는 리드미컬한 리듬감과 선율은 재즈가 낯선 이들도 어느 순간 어깨를 들썩이고 있는 경험을 맛보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라라랜드'는 지난 2월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여우주연상?촬영상?미술상?주제가상 등 6관왕에 오르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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