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년의 시간이 만든 신두리해안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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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년의 시간이 만든 신두리해안사구

<임병안 기자의 발도장 3>

  • 승인 2017-10-03 05:01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한 신두해변.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에 모래가 쌓여 전체 길이는 3.5㎞의 모래 평야지대가 만들어졌고 최대 높이는 19m에 이르는 곳이다. 바닷바람은 어디서나 불어오는 것인데 어떻게 이곳에만 사막같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 호기심을 갖고 태안 신두해안사구를 찾았다.

찾아가는 길은 쉽지는 않다. 농촌 마을길을 굽이굽이 넘어가는 기분은 한참 느낄때 쯤 바닷가가 펼쳐지고 해안사구 표지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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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해변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버려진 구석진 땅으로 취급 받았는데 공사용 모래더미 모래 선별기가 동원돼 트럭에다 모래를 쓸어 담을 정도였다고 한다. 최대 높이 19m의 웅장한 규모의 사구는 북서계절풍이라는 탁월풍으로 형성됐다. 맨땅에 먼저 정착하는 식물군이 모래 끝자락에 자리 잡으면 그 앞으로 모래가 쌓이면서 사구가 조금씩 생기는 식으로 5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고 한다. 신두리해안사구의 나이는 몇 살일까? 태안군이 발행한 관련 책자에는 신두리해안사구는 빙하기 이전에 만들어진 고사구로서 수 만년의 시간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해안사구의 모래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겨울에 규모나 위치, 모양이 자주 바뀐다고 한다. 개발이 안 된 북쪽 지역을 2001년 11월 30일 천연기념물 제 431호로 지정하면서 지금의 신두리 해안사구가 탄생하게 됐다.

기자가 찾은 날은 다행히 바람이 적고 날씨도 맑아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모래를 관람객들이 밟지 않도록, 모래에 사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데크로 관람로를 만들었다. 바람에 날려 온 씨앗이 척박한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해당화, 갯메꽃, 갯완두, 갯방풍, 갯그령 등 29종의 희귀한 사구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천연기념물 361호인 노랑부리백로부터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쇠기러기, 9월 경에 잠시 찾는다는 알락꼬리마도요까지 신두해변과 해안사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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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발 아래 작게 파인 웅덩이들이었다. 명주잠자리의 애벌레인 개미귀신이 모래에 깔때기 모양의 함정을 파놓고 개미 등을 잡아먹는 사냥용 그물인 셈이다. 또 신두리 해안사구 사는 도룡뇽은 낮에는 낙엽이나 돌 아패 숨어 있다가 주로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으로 지렁이나 곤충 등을 먹고 사는데 다 컸을 경우 7~10㎝ 정도로 작다. 아쉽게도 목격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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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자연환경을 느끼며 걸을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가족단위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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