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얘기 계속 해보자. 그래야 비루먹은 강아지 대호(大虎)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마귀는 버마재비라는 별명대로 낫처럼 생긴 앞다리를 치켜들면 큰 동물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곤충이다. 그러나 사마귀여 이것만은 알아두라. 호랑이나 사자는 저보다 큰 동물들을 잡아 먹이로 쓴다. 그러나 먹이 사냥을 할 때 그 앞을 막아서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자세로 땅에 엎드려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날세게 달려가 포획하는 것이다.
능력 없는 일부 정치인들이 하는 짓거리들도 사마귀가 팔을 치켜들고(螳臂) 수레에 맞서는 것(當車)과 무엇이 다르랴. 자기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거나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항하려는 무모한 행동을 하는 짓이다.
魯(노)나라의 현인인 안합(顔闔)이 衛(위)나라 태자의 스승으로 가게 되었을 때 위나라 대부 거백옥(?伯玉)을 찾아갔다. 한 사람이 있는데 아주 덕이 없어 그대로 두면 나라가 위태롭고, 막아서 규범을 지키게 하면 자신 안합의 목숨이 위태롭다. 그래서 안합은 거백옥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고. 이 물음에 거백옥이 사마귀에 비유하여 충고한다. '사마귀는 팔뚝을 치켜세워 수레바퀴를 막으면서 자기가 그것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이는 자기의 재주가 뛰어나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조심하고 신중해야 합니다.(怒其臂以當車轍 不知其不勝任也 是其才之美者也 戒之 愼之/ 노기비이당거철 부지기불승임야 시기재지미자야 계지 신지).
안합은 거백옥의 충고대로 자신의 재능도 모르고 마구잡이인 위나라 태자의 스승 되기를 포기했다. 후일 태자는 분규 중에 죽고 말았다.
이쯤해서 돈키호테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이런 정치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가 지었다.
돈키호테는 봉건사회시대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의로운 기사로서 악을 처단하고 기사의 시대를 재건하겠다는 불가능한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이런 돈키호테에게는 풍차가 거대한 거인으로 보이고 현실이 마법사의 환상으로 착각하여 비통한 실패와 고통을 겪게 되지만 현실에 포기하지 않고 애마인 로시난테의 고삐를 잡고 산초판사와 모험을 계속해 나가는 용기를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될 깨우침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당랑거철의 주인공 사마귀는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하는 짓거리인데 반하여, 돈키호테는 병든 사회를 개선해 보겠다고 복수의 칼을 빼든 위인인 것이다.
지금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사마귀와 돈키호테, 두 부류의 정치인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김용복/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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