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제2한강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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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휼의 세상 거꾸로 보기] 제2한강의 기적

이완순 소설가

  • 승인 2017-09-29 00:00
  • 이완순 소설가이완순 소설가
1760년 영국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이후 100년마다 산업지형이 바뀌었으나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3차 산업혁명은 채 50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디지털이 노동을 너무 많이 빼앗아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해답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의 타당성에 관한 학문적 논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책적 대응인데 모두 어리벙벙 꾸물대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성장률하락을 초래할 뿐 아니라 소득과 고용의 불평등이 심화돼 계층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다. 모든 것을 인공지능이 대신하기 때문에 고용은 초 고등교육을 받은 고급인력에게만 허용된다. 로봇은 일정부분의 노동만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와 지적활동까지 대신하여 30년 내에 현 직업의 70%이상이 소멸될 것이라고 한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정책적 의지가 없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로봇이 할 수 없는 포용과 융합으로 해결해야한다. 북핵문제에 대한 가장 중요한 대책도 포용과 융합이다. 통일문제는 이제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경제적 대안이다. 통일을 이루면 새로운 일자리가 무수히 생겨난다. 러시아와 철도를 연결하여 아시아의 무역 허브가 되고, 남한의 기술과 자본으로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하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4차 산업혁명의 난관을 돌파한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대한민국은 단숨에 모든 위험을 뛰어넘었다. 국민소득이 67 달러에 불과했던 빈한한 나라에서 이제는 3만 달러를 코앞에 두고 있다. 세계가 감탄하도록 한강의 기적을 단기간에 이뤄 세게 최초로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 아니라 융합된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었다. 모든 국민이 최저임금, 최장노동을 마다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최빈국에서 OECD가입까지 대한민국은 오직 앞만 보고 달렸다.



추격자 전략 성공에 함몰된 대한민국은 이제 갈 길을 잃었다. 이대로 꺼꾸러지기에는 선조들에게 너무 죄스럽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년실업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역대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제 1 한강의 기적을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이룬 것처럼 제 2 한강의 기적도 독창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야한다. 4차 산업혁명의 대비책으로 제시한 통일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뿌리를 찾으면 된다. 사대사관과 식민사관에서 벗어난 역사인식의 확신은 기적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남북이 뜻을 모아 한민족의 새 정체성을 확립하고 굳건히 단합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배달민족은 어떤 곤경에 처해도 당당히 일어섰다. 관군이 제 역할을 못하면 언제나 의병이 나섰다.

역사바로세우기는 미래세대에 제공할 가장 소중한 유산이다. 역사적 자부심이 위축되면 공동체의식과 긍지가 떨어진다. 뿌리가 든든한 나무는 혹독한 가뭄과 매서운 추위를 잘 넘긴다. 일제가 만든 식민사관은 우리 역사를 축소, 왜곡할 뿐만 아니라 숱한 외침을 근거로 한 민족의 자부심을 말살했다. 우리 민족이 열등해서 중국과 일본의 속국이었다는 식민사관과 일본의 침략을 나쁘다고만 보지 말고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탈피해야한다.

한사군의 한반도설이나 임나일본부설을 가르쳐선 절대로 안 된다. 사료적 근가가 없는 허무맹랑한 식민사관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 모국인 백제와 고구려가 패망한 뒤 40년이 지나서 제멋대로 짜깁기한 "일본서기"는 한낱 소설에 불과하다. "사기(史記)"를 비롯한 "한서", "후한서" 등 20여개의 사료들은 한사군의 위치를 하북성 일대로 지목한다. 평양 일대의 고고학 유물과 천년을 넘은 후대의 2차 사료보다 1차 사료가 더 타당하지 않은가? 고대조선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윤내현 교수가 말했다. 고대조선의 강역이 서쪽은 난하와 갈석산 일대, 북쪽은 아르군강, 동쪽은 흑룡강, 남쪽은 경상도와 전라도 남부 해안에 이른다.

왜곡과 허구가 심한, 날조된 역사서인 일본서기에 있는 임나일본부의 한반도설도 믿지 말아야한다. 임나가 쓰쿠시국(규슈북부에 있던 나라)에서 2000여리이고 북쪽이 바다로 막혀있다고 했으니 대마도지 가야가 아니다. 계림의 서남쪽에 있었다는 기록을 믿고 가야와 동일시하는 것은 식민의식이다.

실증주의 역사학자 랑케가 "강국론"에서 말했듯이 강국이 약소국을 지배해 온 것은 보편적인 역사흐름이니 강대국으로부터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강력한 민족국가를 수립하여 힘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무조건 남북이 하나가 되어야한다. 불이과(不二過)라 하지 않던가? 신라의 배신이 없었다면 백제와 고구려가 당나라에 패망하지 않았다. 북한의 붕괴가 통일이라는 착각에 빠져선 안 된다. 중국이 이미 북한정권 붕괴에 대비해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놓고 노려보고 있다. 중국이 결코 자국의 앞마당에 미국의 세력배치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세계는 어차피 민족주의로 흐르고 있다. 트럼프의 고집을 보라. 오직 미국 우선 아닌가? 조선의 개국이념인 홍익사상으로 남북이 똘똘 뭉치면 통일이 어렵지 않다. 고대사 정립은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이다. 민족의 기원을 부정하면 민족에 대한 자존심을 훼손하고 자아를 상실케 한다. 사대사관으로 심하게 훼손된 역사를 바로잡고 이를 통해 민족정신을 되살리지 못하면 패망의 역사가 되풀이된다. 역사광복이 곧 정치광복이요, 통일이 진정한 광복이며 통일은 딜레마에 빠진 4차 산업혁명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완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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