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
방송기자는 단 1-2분 소식을 전하지만, 중계차를 설치하고 송출하기까지 기술담당 엔지니어들은 방송사고 예방을 위해 최소한 생방송 두 세시간 전 미리 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30여년 전 당시 대전역과 터미널에서 동시 방송을 해야 하는데 FM중계차는 단 1대(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 선배는 중계차를, 졸때기(?)였던 나는 당연히 대전역에 홀로 나가 역 관계자에게 전화 한 통 쓰겠다고 애걸(?)하고 방송하던 시절!(지금은 손 전화로도 방송)
그 당시에는 자가용차도 없고 방송국 차량도 총무과 도장(결재)을 맡아야 하고 귀찮아 버스타고 가는 수 밖에…. 그런데 방송하고 다시 돌아오려니 가기가 싫어진다.
방송은 해야하고 갑자기 생각난다. '오 유레카!' 라디오PD가 중복 날 '납량특집'을 한다면서 듣기만해도 시원한 '계곡 물소리' 녹음을 방송하지 않았던가! PD에게 물었다. "역 플랫폼 열차시간 안내방송 효과 음 있어요?" 예상대로 였다.
직속 부장이 알까 봐 방송국(당시는 선화동) 옆 골목 단골 중국집(요즘은 만두집 하심)에서 전화로 방송했다. 그것도 효과음을 녹음테이프(당시는 카세트)에 옮겨 수화기에 붙이고 리포트 배음으로 멋지게 깔고(?)선 "지금까지 대전역에서 박붕준이 전해드렸습니다."
위치와 실명까지 밝히니 누가 들어도 100% 대전역으로 믿을 수 밖에 타 방송사 관계자가 들었다면 "MBC가 언제 또 중계차 샀지?"라고 했을 것이다.
중국집에서 방송을 하고 1분도 안돼 방송국 현관으로 들어가다 복도 멀리서 부장님 목소리가 들린다.
"박 기자! 대전역에서 벌써 들어왔어? 수고했어!" 아직도 모르실까? 그 당시 청취자 여러분! 죄송해유. 할말 없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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