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수확하며 조상께 예를 차려 올리는 추석 차례는 우리의 오랜 풍습이자 전통이다.
하지만 가가례(家家禮·각 집안에 따라 달리 행하는 예법)라는 말이 있듯이 지역마다, 집집마다 차림형식이 조금씩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소화되면서 명절 마다 가장 애를 먹는 것이 가장 이 차례상 차림이다.
조상이 돌아가신날 지내는 제사와도 다르고 추석에는 밥대신 송편을 올려놓기 때문에 내놓는 음식도 다르다.
집안 대대로 풍습이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차례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원칙도 있는 만큼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차례상 차리는 법'을 알아 본다.
▲어동육서·홍동백서=추석 차례상의 기본 원칙은 북쪽에 두고 다섯줄이 기본이다.
물고기는 동쪽에, 고기는 서쪽이라는 뜻인 '어동육서(魚東肉西)'와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과일은 서쪽이라는 뜻의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을 기억하면 어렵게만 보이는 차례상도 조금은 쉽게 배열할 수 있다.
설 차례상은 밥 대신 송편을 올린다.
보통 첫째줄은 이 밥에 국을 놓는다. 국은 돌아가신 조상 수대로 올린다. 조상들께 올리는 술잔도 첫줄에 놓는다.
둘째줄은 보통 육류의 위치다. 육전과 육적, 소적, 어전과 어적등이 올라간다.
전은 보통 밀가루와 함께 부치는 것을 전이라 하고, 적은 통으로 굽는 것을 적이라 한다. 이 때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으로 놓고,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올리면 된다.
셋째줄은 탕의 위치다. 육탕(고기), 소탕(두부), 어탕(생선) 등 삼탕을 놓는 게 원칙이지만 합쳐서 하나로 만들거나 하나로 끓여서 세개로 나눠 담기도 한다. 제사 음식은 1,3,5와 같이 홀수로 준비하기 때문에 탕 종류도 5개로 놓을 경우 봉탕(닭), 잡탕까지 놓기도 한다.
넷째줄은 '좌포우혜'로 북어, 대구 등의 생선은 왼쪽 끝에, 가운데에는 도라지와 시금치, 고사리 등 숙채와 침채 등의 나물, 오른쪽 끝에는 식혜류를 놓는다.
마지막 줄은 과일의 자리다. '조율이시'나 '조율시이'에 따라 대추, 밤, 배, 곶감 혹은 대추, 밤, 곶감, 배 순으로 놓는다.
'홍동백서'에 맞서 붉은색 과일은 오른쪽에, 흰색 과일은 왼쪽에 놓는다.
▲열 구성 등 규칙 알면 쉬워=5열이 기본이다. 신위(죽은 사람의 영혼이 의지할 자리)가 있는 쪽을 1열로 두고 서쪽부터 시접(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 대접 또는 접시)과 술잔을 올리고 잔반 떡국을 놓는다.
2열은 육전과 육적(고기 구운 것), 소적(채소 구운것), 어전과 어적(생선 구운 것) 등의 전과 적의 자리다. 이때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어동육서)의 자리다.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두동미서)으로 올리면 된다.
3열은 다양한 탕 종류를 올려 놓는다. 4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 원칙에 따라 왼쪽 가장 끝에는 북어와 대구, 오징어 등 각종 포를 올린다. 어포를 쓸 때는 등이 위로 가도록 놓고 꼬리는 자른 뒤 바깥 쪽을 향하게 해야 한다. 포 다음으로는 삼색나물과 간장, 김치 순으로 올리고 오른쪽 끝에는 식혜를 올린다.
5열은 과일이나 과자를 올린다.
차례상을 준비할 때는 복숭아와 딸기 등 소위 수염이 있는 과일이나 삼치, 갈치, 꽁치 등 끝에 '치'자가 든 것은 쓰지 않으며 고추가루와 마늘 양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떡 등은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사용하도록 해야한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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