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현장노동청, 근로자들의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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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장노동청, 근로자들의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오다

대전역 광장에 설치, 임금체불 등 민원 접수
부당노동행위 등 목소리도 현장서 흘러 나와

  • 승인 2017-09-25 16:18
  • 수정 2017-09-25 17:17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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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거주하는 건설 노동자 A씨는 최근 제주도에서 일하며 받지 못한 돈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왔다. 사업주에게 끝없이 일한 대가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고, 땀 흘려 일한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한숨만을 내쉬어야했다. 누군가에게 속 시원하게 얘기한 번 하지 못한 A씨는 최근 대전역을 지나다 고용노동부의 현장노동청을 발견하곤 진정서를 접수했다. 임금을 체불당했지만 받을 방법을 몰라 속앓이만 하던 그에겐 사막의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했다. 임금체불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만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모르고, 방법조차 모르는 이들이 다반수다. 이 같은일은 비단 A씨만의 일이 아니다. 50대가 넘는 현장 근로자 대부분은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고 인터넷 등은 담을 쌓다 보니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오는 곳이 있다. 대전역 광장에 설치된 '현장노동청'이다. 그동안 겪었던 임금체불 등의 부당한 일을 당했지만, 금액이 적거나, 제대로 된 신고 방법조차 모르는 이들이 가슴 속에 묵혀뒀던 체증을 씻어내리는 곳으로 불린다.

25일 방문한 대전역 광장 현장노동청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이 잠시 들려 그동안 본인이 겪었던 부당한 대우와 근로조건 등을 이야기하고,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전역에서 진행되다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즉시 전달됐다. 30~60대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현장노동청은 하루 20여 건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30대 비정규직 근로자 B씨는 현장노동청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없애 달라"고 호소했다. 처자식을 둔 그는 "기간제근로자를 그만두고 나와도 어디가서 취업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정규직보다 과도한 업무와 적은 보수는 앞으로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해선 익명의 시스템이 적용됐다. 굳이 이름을 작성하지 않아도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불합리한 일들을 접수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근로감독 행정 혁신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 부당 노동행위 근절 등에 관련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접수된 제안과 민원은 소관 부서로 이첩된다. 이후 처리결과는 접수한 당사자에게 통보된다.



고용노동부는 우수한 제안에 대해선 포상금을 지급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최우수 1건 100만원, 우수 2건 각 50만원, 장려 5건 각 20만씩 총 3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전 현장노동청은 오는 28일까지 대전역 광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대전역으로 직접 오기 불편한 지역민들을 위해 홈페이지에서도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며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현장에서 보고 접수하는 지역민들도 많고, 불합리한 일을 당한 시민들의 의견이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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