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리뷰]'우리'의 관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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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우리'의 관점이 필요하다

  • 승인 2017-09-24 11:30
  • 수정 2017-09-24 17:28
  • 신문게재 2017-09-25 22면
  •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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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우리'라는 공동체의 가치보다는 '나'라는 개인의 가치가 더욱 강조되고 요구되는 분위기이다. 이를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보면 개별 조직과 분야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강조되다 보니 국가 사회적인 차원에서 비슷한 기반과 문화를 가진 조직과 분야의 유사성이 공동체의 가치로 승화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시대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지금보다는 더욱 강하고 확대된 협력과 융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개인과 개별의 시각과 사고를 좀처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머리로는 협력과 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협력과 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나'라는 존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고와 접근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협력과 융합의 중요성은 과학기술분야에서 가장 강조가 되고 있고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제도와 환경이 잘 조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과학기술분야에는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된 이후 지난 50여 년간 분야별로 30여개 정부출연연구소가 지속적으로 독립되어 개별적으로 운영되어 왔고, 197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설립된 이후 광주, 대구, 울산에 지역별 과학기술원이 설립되어 나름대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부출연연구소와 과학기술원은 정부의 재정출연과 지원·육성이라는 제도적 기반의 공통성이 있지만 조직과 인사 등 기관운영의 대부분은 개별적으로 독립화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실질적인 협력과 융합을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인력교류에 있어 현실적인 장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 기관들이 기관 간의 울타리를 넘어 상호 협력과 융합에 얼마나 적극적이고 개방적인지에 대해서도 자문해볼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때로는 정부의 조직과 인사시스템을 참고해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다. 조직과 인사의 공통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함으로서 협력과 융합이라는 변화되는 시대적인 환경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나'라는 개별 조직의 관점을 넘어 '우리'라는 보다 확대된 관점을 갖게 만드는 측면이 있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각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국가 사회적으로도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출산율의 급속한 하락은 인구절벽 위기를 현실의 당면 문제로 만들면서 지금까지의 성장 제일주의와 팽창주의 사고에 일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에 따라 이제는 '나'라는 개별 조직의 관점에서 성장과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을 넘어 '우리'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한정된 자원을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하면서 협력과 융합을 실질적으로 도모할 것인지를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나'라는 관점을 넘어 '우리'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개별 조직의 이기주의를 넘어서고 나와 조직의 생존 논리에서 벗어나 공동체적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면서 협력과 융합을 보다 광범위하게 실현할 수 있는 사고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작게는 '나'와 내가 속한 조직 나아가서는 내가 속한 기관과 분야라는 울타리를 넘어 '우리'라는 국가 사회적인 공동체의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노력을 해보자. '나'라는 존재도 결국에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라는 공동체적 기반이고 운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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