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사랑의 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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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사랑의 매는 없다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7-09-22 12:2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랑의매


자신의 아버지께 골프채로 맞는 고등학생이 있다. 자신의 어머니께 주먹으로 얼굴에 멍이 들 정도로 맞는 중학생이 있다. 부모님께 선풍기나 다리미 가정의 집기들로 맞는 학생들이 있다.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는 기막힌 험한 일들이 참 많다. 자식이 부모의 소유물인가?

‘인간의 성격은 아기가 모태 안에서 그리고 삶의 첫발을 내딛는 시기에 관심과 보살핌, 애정과 이해를 받았느냐, 거절과 냉대, 몰이해와 무관심을 경험했느냐에 달려있다. 폭력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것은 심리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앨리스 밀러의 ‘사랑의 매는 없다’ 책 본문 에 있는 말이다. 충분한 사랑과 보호, 보살핌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밝고 건강한 상태로 성인이 되어간다. 어린 시절 폭력을 받고 자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가 어려워 흔들리는 삶을 살아간다.

부모가 체벌의 의미로써 매를 드는 이유는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식이 잘 되기 위해서라고 합리화 방어기제로 미화한다. 정말 자식이나 제자가 잘 되기 원하는 매를 들어야 할까? 꼭 매를 들어야하는 이유와 매를 맞아야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 감정이 가미된 매는 매를 맞는 아이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남기며 힘센 자의 폭력이라는 기억으로 남는다. 이렇게 학습된 폭력은 죄의식 없이 당연하게 다음세대로 대물림되기에 무서운 것이다.



내 기억으로 나의 부모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회초리를 들었고 두세 번 맞은 적이 있다. 나는 잘못했기에 부모님께 맞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무의식 속에 있어 기억은 안 나지만 대부분 맞는 순간에는 무섭고 억울하고 속상했을 것이다. 그런 나도 자식들 초등학교 까지는 회초리를 들었다. 정당한 방법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식이 더욱 잘 되기를 바란다는 합리적 변명을 했었던 것 같다. 내 아이들에게 매를 댈 때는 내 나름대로 아이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합의를 하여 때렸었다. 그러나 그것은 매를 든 것에 대한 변명이고 자기 합리화다.

체벌은 불안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매를 맞고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정신적인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 되어 각종 심리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순수하게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매도 상처를 남기는데, 다른 여러 감정을 담아 매를 든다면 더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아주 어릴 때 맞는 무의식적인 매는 시한폭탄을 장착한 사람이 되어 언제어디서든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뉴스에서 접하는 무자비한 폭력사건, 총기 살인사건, 묻지마 화재사건, 자살폭탄 테러 등 사회적인 큰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매와 폭력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을 파괴하는 사람이 된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이웃, 친구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된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을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치유해야한다. 약물로는 치료가 안 된다. 어린 시절 학대와 체벌을 받고 자란 어른들에게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를 사랑과 배려와 존중으로 대하라. 그러기에도 부족한데 매를 댈 시간이 어디 있는가?

김종진 심리상담사

김종진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사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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