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연구원의 국내보험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생명보험 전속 설계사 수는 전분기대비 689명 감소한 11만1천124명, 손해보험 전속 설계사 수는 전분기대비 183명 감소한 15만8천809명으로 집계됐다.
전속 설계사 수 감소는 지난 1분기에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고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다. 전체 보험설계사는 2013년에서 2016년 사이 40만명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다. 생·손보사 전속 보험설계사는 14.8% 감소했지만, 보험대리점 소속설계사는 24.7% 늘어났다.
설계사들의 퇴사율이 늘면 보험사 영업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담당 설계사가 퇴사하거나 회사를 옮기면 장기보험들이 관리를 받지 못해 '고아 계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불완전판매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설계사들이 줄어든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먼저 지속된 경기침체로 영업활동 자체가 힘들어졌다. 영업활동이 어려워지자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전속설계사보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법인 대리점(GA)으로 이동하는 설계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전속 설계사 수는 감소했지만, 대리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전체 대리점 수는 전분기대비 150개 증가한 6474개로 집계됐다. 개인대리점과 법인대리점 모두 증가했다.
지역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판매채널 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속 설계사의 수를 유지하고 싶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면서 "보험대리점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데다 수수료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 소속보다는 대리점 소속으로 보험을 팔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을 위한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고 온라인·모바일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험사들은 전속설계사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전속 설계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존 설계사의 수수료를 올려주거나 복지몰을 통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영업지점을 줄이면서 전속설계사 수수료를 GA수준으로 인상했으며 삼성생명은 보유고객이 많은 설계사가 자신의 계약을 후배 설계사에게 물려주는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들은 자사 교육·영업시스템을 구축, 전속설계사들의 전문성과 영업 효율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비대면채널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보험은 대면 영업이 더욱 중요하다. 두 부분 양분화돼 각각 전문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설계사들이 이탈하면 기존 가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전속설계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효율적인 영업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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