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기억하는 한가위, 다가오는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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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기억하는 한가위, 다가오는 한가위

  • 승인 2017-09-19 14:20
  • 수정 2017-09-19 14:43
  • 신문게재 2017-09-20 23면
  • 김종선 과기대 교수김종선 과기대 교수
김종선 대전과기대 교수
▲김종선 과기대 교수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의 경우, 1년 중 가장 큰 명절이자 민족 최대의 명절은 추석(秋夕)으로 순 우리말로는 한가위라 한다. 추석의 시초는 신라 유리왕이 서라벌 도성(6부) 안의 부녀자를 두 파로 나누어, 두 명의 공주로 하여금 각 파를 이끌고, 백중(음력 7월 15일)부터 추석(음력 8월 15일)당일까지 한 달간의 성적을 심사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 한 턱 내고 모두 노래와 춤을 즐기며 놀도록 한 것에서 유래를 되어 '가배(嘉俳) 혹은 가위'라는 이름으로 1세기부터 기원되었다.

이후 음력 8월 15일인 추석에는 조상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 등의 음식을 준비해 차례를 지내며, 강강술래, 가마싸움, 소먹이놀이 등 여러 가지 놀이를 하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중국에선 중추절이라 부르는 추석을 음력 8월 15일 밤에 온 가족이 모여 월병을 먹으며 보름달을 구경하는 풍습이 있다. 일본에도 양력 8월 15일에 오봉(お盆)이라는 명절이 있고, 음력 8월 15일 뜨는 달은 중추명월(中秋の名月)이라고 하여 이 시기에는 쓰키미(月見)같은 달맞이 풍습이 있다.

크리스마스 및 부활절과 함께 미국과 캐나다 등의 북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의 경우 Thanks giving Day 라고 하여 추수감사절이 있다. 다만 추석은 9월 ~ 10월경이나, 추수감사절의 경우 11월경이며 양력 기준으로 날짜가 매년 바뀌는 것이 조금 다르다.



물론 이런 좋은 풍습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명 명절증후군이라 하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명절 증후군은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오랜 시간동안의 귀향 과정, 가사노동 등의 신체적 피로와 성 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산업화 이후 전통적 가족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의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명절증후군을 겪는 대상은 대부분 주부였지만, 최근에는 수험생, 미취업자, 미혼자 등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혼자 놀기'문화도 생겨났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600만 싱글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사회적인 변화도 그 기저가 되고 있으며, 집단적인 가치보다는 개인적인 가치에 집중시키는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혼자놀기를 부추기는 경향도 있다. 더욱이 이런 것을 사전에 피하고자 가족전체가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보다는 피하는 방법으로 교육한다면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고유의 명절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자문해본다.

추석 즈음에는 대부분의 곡식이나 과일들이 익지 않은 상태다. 추수를 하기 전, 농사의 중요 고비를 넘겼을 때 미리 곡식을 걷어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추석의 본 의미이다. 힘든 여름 농사일은 이미 끝냈고, 가을 추수라는 큰 일을 앞두고 날씨도 적절하니 성묘도 하고 감사하며 힘든 나날을 되돌아보는 명절이었다.

이번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하시던 우리 선조들의 깊은 의미를 되새기는 편안한 명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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