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전시금고, 하나은행 아성에 타 시중은행 도전
②대전시금고 수년간 유지하고 있는 하나은행
③대전시금고 노리는 타 시중은행들의 속내는
④금고 선정, 지역사회협력 좌우(?)… 변화 기로
⑤금고 선정,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대전시금고를 바라보는 시중은행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KEB하나은행과 농협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자체 금고 운영은 한 번 맡은 은행이 지속해서 관리하는 것이 관례적이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신규은행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기존 은행들에 유리할 수 있었던 항목의 평가 비중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기존은행을 제외하고 대내외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대전시 주최 행사에 적극 참여하거나, 지역사회 기여에도 힘쓰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4년 시금고 선정에 참여했다가 탈락의 쓴맛을 봤다. 재도전이다. 다른 은행에 비해 기관 영업 규모가 작아 윤종규 회장이 시금고 유치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부산과 광주 시금고 선정에서 제2금고를 따내며 자신감도 한껏 높아진 상태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KEB하나은행과 농협을 제외하고는 KB국민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면서 "지자체금고 보유가 많지 않아 그룹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분주한 모습이다. 신한은행으로서는 최근 기관 영업 싸움에서 KB국민은행에 연달아 밀리고 있다. KB와의 리딩뱅크 타이틀을 두고 경쟁이 격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알짜 사업권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한동안 대전시금고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역 정서 때문이다. 2012년 충남도 3금고에 선정됐지만, 금고 운영방식에 이견을 보이다 결국 운영 포기를 선언한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이때 충청민심을 크게 잃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시간이 많이 지났고, 지금은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세종시금고 복수전을 꿈꾸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4년 세종시 2금고를 KEB하나은행에게 빼앗겼다. 정부기관이 잇따라 내려옴에 따라 세종시금고의 상징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당시 우리은행은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로 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대전의 정부 출연기관의 금고를 상당 부분 갖고 있는 우리은행으로서는 대전시금고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농협도 내심 1금고의 꿈을 키우고 있다. 농협은 도금고 대부분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시금고는 상황이 다르다. 1금고는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의 차지다. 농협으로서는 지역농협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가진 만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의 관심은 눈길을 끈다. 수년 전부터 기업은행은 개인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개인고객 부문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금고를 유치할 경우 시 공무원 등 우량 고객 확보에 수월하다. 여기에 대전시민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또 다른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시금고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시중은행 본부장들 입장에서도 금고 유치 시 좋은 성과가 될 수 있어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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