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전시금고, 하나은행 아성에 타 시중은행 도전
②대전시금고 수년간 유지하고 있는 하나은행
③대전시금고 노리는 타 시중은행들의 속내는
④금고 선정, 지역사회협력 좌우(?)… 변화 기로
⑤금고 선정,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지난 7일 대전시는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금고지정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현재 1·2금고를 맡고 있는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뿐만 아니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총 6곳의 은행관계자들이 참석하며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번 시금고 선정 당시에는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 KB국민은행 3곳만이 참여했다. 아직 참여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관심이 더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
이번 시금고 선정에 신규은행들이 대거 관심을 보인 것은 신규은행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바뀐 행정안전부의 지침대로 금고 지정 배점 방식을 변경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 5월 14일 ‘대전광역시 금고지정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능력의 배점이 기존 5점에서 7점으로 2점 상향됐고, 대전시와의 협력사업 추진계획이 5점에서 4점으로 1점 낮아졌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유동성)이 2점에서 1점으로 낮아졌다.
대전시금고는 1금고와 2금고로 분류되며 약정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4년간이며, 올해 시 예산은 일반회계 3조2967억원, 특별회계 8119억원, 기금 8758억원 등 총 4조9844억원이다.
은행들이 금고지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외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연계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에 마진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협력사업비와 기부금 등을 내고, 금리 경쟁까지 하다 보면 사실상 역마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런데도 시의 예산을 관리하는 은행으로 지정되면 대전 내에서 대외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대전시청에 입점하면서 우량 신용의 공무원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
과거 대전을 연고지로 뒀던 충청은행이 1998년 하나은행에 흡수합병되면서 현재의 KEB하나은행이 오랫동안 대전시 1 금고지기 역할을 해 왔다. 지역은행을 자처하며 다른 은행에 비해 더 큰 인센티브를 얻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각자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지역 농협과의 연결고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역할을 강조해오고 있고, IBK기업은행도 적극성을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수년간 시금고 역할을 도맡아오면서 철옹성을 쌓았다. 연계 고리가 촘촘하다”면서 “하지만 경쟁 입찰 방식인 데다 최근 배점 방식도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은행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다음달 25일 제안서를 접수받고,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통해 11월 중 시금고 지정 은행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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