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코레일 네트웍스 콜센터 직원들이 대전역 동광장에서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복지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콜 수를 채우려고 빨간 날에도 명절에도 쉼 없이 일한다. 우리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12일 오전 11시 40분께 대전역 동광장에서 코레일 네트웍스 소속 콜센터(1544-7788) 직원들이 총파업 투쟁을 결의에 나섰다.
대전 대덕구 읍내동 조차장역에서 근무하는 코레일 콜센터 직원들 154명 가운데 11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첫 파업으로, 이들은 코레일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지난 7월 새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코레일이지만, 사측과 계열사 노조의 온도 차 여전하다는 이야기다.
코레일 네트웍스는 2004년 한국철도공사에서 분리된 자회사다. 코레일 역무, 여객, 매표와 주차사업, 콜센터 등의 업무를 코레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파업 현장에서 만난 유서정 지회장은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규직은 엄연히 다르다. 다양한 복지나 처우부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지회장은 이어 “올해 임단협을 통해 기획재정부에서 요구하는 최저임금을 제외하고 5%를 요청했으나 결렬됐다. 현재 우리는 공휴일 조차 쉬지 못한다. 현재 9개 지급에서 6개를 더한 15개를 요구했지만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임금인상률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뿐이 아니다. 코레일과 네트웍스가 계약시 적정금액으로 계약하지 못해 늘 적자라며 임금 동결을 요구했고, 현재까지도 콜센터 직원들은 중소기업 노인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1일 콜 수를 채우지 못하면 실적수당을 받을 수가 없다.
1일 1인당 155회 콜과 통화시간 4시간 50분의 실적이 남아야 최저임금을 면할 수 있다. 모바일 발권이 대세인 요즘 콜이 줄어 155회 콜 수를 채우기는 사실상 역부족. 직원들은 콜 수를 채우기 위해 휴일이나 퇴근 후에도 근무 하지만 이를 알아주는 경영구조도 아니다. 또 콜 수를 채우기 위해 앉아있는 시간은 업무로 분류해 주지도 않는다. 155콜은 3년 전 계약 당시 조건이기 때문에 현재 실정과는 맞지 않지만 별도의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유서정 지회장은 “우리는 공사와 동일 조건을 바라진 않는다. 임금체계나 복지 수준을 정규직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것이지, 결코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레일 콜센터는 이윤을 내지 않는 곳이기에 임금을 올려줄 수 없다’는 코레일의 기형적인 행정도 꼬집었다. 대국민서비스 업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손익에 맞춰 임금을 결정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년 차 직원이자 대의원으로 활동 중인 한 직원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복지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빨간 날에도 명절에도 일하는데, 우리에게는 열차표 할인권 1장 주지 않는다. 우리가 이대로 참는다면 우리는 10년 후에도 똑같은 처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콜센터 직원들의 요구는 단 하나다.
“열심히 일 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해달라.”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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